눈다랑어 뱃살

참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꽤나 가격이 비싸게 형성된 음식이라 자주 먹지 못하다가 인터넷에서 슬라이스된 형태로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처음 주문을 해 보았다. 처음 주문하는 것이라 지나치게 비싼 어종이나 비싼 부위를 선택하지는 않았고,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눈다랑어 뱃살을 선택해 보았다. 참고로, 내가 주문했던 업체는 서림참치라는 곳이다.

처음이라 좀 해프닝이 있었는데, 슬라이스된 참치를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서 먹을 때는 퇴근 후, 집에 들어 오자마자 포장을 풀어서 참치를 먹을 수 있다는 예상을 한 것이었으나, 스티로폼 포장을 열고 보니 참치는 드라이아이스에 의해서 여전히 얼어 있는 상태였다. 주문한 사이트에 들어 가서 다시 지시사항을 읽어 보니 택배를 받은 후에 바로 냉장고에 넣어 해동을 하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무려 3시간! 배가 고파 죽겠는데 참치를 해동시켜서 3시간 후에나 먹으라니... 어쩔 수 없이 지시대로 참치를 냉장고에 넣고 시리얼을 씹으며 3시간을 기다렸다.

3시간을 기다린 후 참치를 꺼내 보았지만, 여전히 덜 해동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기다릴 수가 없었다. 너무 배가고프다. 참치집에서 그냥 덜 해동된 듯한 얼음이 끼어 있는 참치도 맛있게 잘 먹지 않았는가! 그래서, 간장에다가 미리 사다 놓은 S&B 생와사비를 풀고 참치 포장을 뜯었다.

원래 참치는 참다랑어만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나, 요즘에는 다랑어 종류는 물론이고 새치류까지 그냥 참치라고 칭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고, 보통 참치집을 가면 가장 저렴한 2만원대 무한리필 옵션을 선택하기 때문에 나같은 경우는 대체적으로 새치들을 참치이거니 하고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난 그런 청새치, 황새치도 잘 먹는다. 그래서, 이번 눈다랑어는 적어도 그것보다는 맛있을 것이라는 기대 정도를 하고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그러하지 못했다.

3시간이 지난 후에도 참치는 해동이 덜 되어 있었다. 와사비 푼 간장에 살짝 찍어 한 점 먹어 보니, 마치 달지 않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 들었다. 냉장고 성능이 너무 좋은 것일까? 다음에는 4시간 해동을 해봐야겠다. 그리고, 참 멋없이 썰어 놓았다. 일반적으로 참치집에서 실장님이 썰어주는 그런 크기가 아니고, 뭔가 길다랗게 썰여 있다. 왜 이렇게 썰었는 지는 잘 모르겠으나, 비주얼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에는 조금 더 비싼 부위를 주문해 볼까 생각중이다. 그런데, 퇴근 후에 바로 먹을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 아예 24시간 해동을 시켜서 다음날 저녁에 와서 먹는 것을 고려해 볼까 생각 중이다 그렇게 장기간 냉장고에 방치해 두어도 괜찮은 지를 조사해 봐야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