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살, 에어프라이어로 굽기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돼지고기 부위는 아마도 삼겹살이겠지만, 난 갈매기살을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갈매기살을 먹기 위해 극복해야할 두 가지 난관이 있는데, 첫번째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흔하지 않은 부위라 다소 가격이 비싸다. 그리고, 두번째는 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삽겹살같이 슬라이스된 상태가 아니라 그냥 덩어리채로 파는 경우가 많아서 구울 때는 계속 굴려주며 골고루 익힐 필요가 있다.

이 두 가지 난관을 모두 극복했는데, 첫번째 난관은 특가 타이밍을 이용했고, 두번째 난관은 에어프라이어가 있으니 해결이 되었다. 그냥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맛있게 구워진 갈매기살을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3분간의 예열 후 에어프라이어에 종이호일을 깔고 길다란 갈매기살 400g을 통째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양파를 대충 썰어서 집어 넣고 통마늘도 집어 넣었다. 지난번에 삼겹살을 구울 때 10분 돌린 후 뒤집어서 8분을 돌렸던 기억이 떠올라, 갈매기살은 좀 두꺼우니 10분 + 10분으로 해보았으나 가위로 잘라 보니 안익은 단면이 보인다. 그래서, 안익은 곳은 5분 정도 더 익혔으나, 여전히 안익는다. 다음에는 10분 + 15분을 돌리고, 양파와 마늘은 후반부인 15분 돌릴 때 넣을 예정이다.

플레이팅된 갈매기살과 양파, 그리고 마늘
저 성의없이 댕강댕강 썰너 놓은 양파의 자태를 보라!

플레이팅을 해보니 너무나 맛있어 보이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살짝 덜익은 부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먹기 시작했다. 돼지고기는 반드시 제대로 익혀서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 왔지만, 이번만은 그냥 넘어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덜 익은 부위는 상당히 질기다. 반면에 잘 익은 부위는 정말 맛있다. 누구나 선호하는 식감은 다르지만, 나같은 경우는 갈매기살의 이 쫄깃쫄깃한 식감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양파를 반 개만 넣을 예정이다. 양파가 잘 익지도 않아 매웠을 뿐만 아니라 양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다먹으려다 포기할 수준에 이르렀다. 서울 올라갈 때마다 잘 손질된 양파를 가져오는데, 이렇게 함부로 쓰면 너무 아깝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