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십육계 제13권 『타초경사』 진무송

소설 삼십육계의 13권 『타초경사』는 삼십육계의 여섯 가지 카테고리 중 공전계에 해당하는 전략이다.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을 가진 이 전략은 적의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전략이라고 이해하면 쉬운데, 풀을 쳐서 그 소리를 듣고 숨어 있던 뱀이 놀라 정체를 드러내게 되면 잡는다라는 뜻이다. 물론, 이 전략은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삼십육계에서는 위와 같은 상황을 빗대는 전략이라고 한다.

소설 삽십육계에서는 오호십육국 시대에 전진前秦에서 활약한 왕맹과 그를 지지해준 황제인 부견의 이야기로 타초경사의 전략을 비유해 놓았다. 아무래도 중국의 역사 공부를 삼국지연의 중심으로 하다보니 오호십육국 이야기는 다소 낯설 수 밖에 없는데, 자꾸 노출되다 보면 언젠가는 익숙해 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읽었다.

전반부는 왕맹이 진정한 주인을 찾고자 납작 업드려 생활하다가 부견을 만나 뜻을 펼치게 될 기반을 다지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고, 후반부는 부견의 친척이자 공신들인 황족들이 백성들을 못 살게 굴자 이들을 벌하는 내용이다. 바로, 이 후반부의 내용에서 타초경사의 계가 자주 사용된다. 작게는 고을에서 백성들을 괴롭히던 황족의 무리들에 곤장을 쳐서 백성들의 고발을 유도하기도 하고, 크게는 반란을 일으킬 때까지 기다렸다가 죽일 명분을 만들어 황족들을 하나하나 제거하기도 한다.

타초경사의 예는 실생활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전략이기도 한데, 예를 들어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이야기해 보라고 자리를 만들어 주길래 거리낌없이 불만을 이야기했다면 타초경사의 계에 걸려든 것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