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잠!

히어로물은 내가 꽤 좋아하는 장르이긴 하지만, 샤잠 후속편이 나오면 과연 볼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저스티스 리그에 속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DC코믹스에서도 주류 캐릭터는 아닌 것같다. 쿠키 영상이 아니었다면 DC코믹스 캐릭터가 맞나 싶을 정도이다. 어쩌다 예고편을 보면서 DC코믹스 영화인 줄 알아서 망정이지, 그냥 제목만 보고 인도에서 만든 B급 영화 아닌가 싶어서 지나칠 뻔했다.

DC코믹스 영화들이 마블 코믹스 영화들과 비교당하며 듣는 말이 쓸데없이 진지하고 재미도 없다는 것인데, 이런 비판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는 것인지 샤잠과 같은 영화가 탄생했다. 그런데, 그 깨달음의 방향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놀이 공원에서 엄마의 손을 놓친 후, 고아가 되어 입양가정을 전전하는 신세의 어느 녀석이 갑자기 전지전능한 어느 마법사에게 간택되어 의도치 않게 엄청난 능력을 전수받게 된다. 그래서, 일반모드와 샤잠모드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샤잠모드에서는 성인 남성의 체형으로 변하면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샤잠모드에서도 정신연령은 청소년이라 하는 짓이 상당히 유치하다. 게다가 와인색과 빨간색의 중간 정도의 튀는 유니폼과 가슴에 그려진 번개 모양도 캐릭터의 유치함을 극대화 하는데 한 몫 한다.

이 영화가 재미없냐라고 단적으로 묻는다면 또 그런 것은 아니다. 샤잠은 샤잠만의 B급 감성을 잘 표현했다. 다만 이것은 취향을 많이 탈 것 같다. 나같은 경우 어렷을 적에 보던 후레쉬맨이 연상되었다. 적응하기 힘들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