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바지락 @해룡마라룽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축물 중 하나이고 종종 전시회가 열려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 근처에서 맛집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다. 워낙에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들이 갈만한 곳들이 많은 편이고, 오히려 내국인 상대의 맛집을 어떻게 찾아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이런 와중에 힘겹게 발견한 곳이 꽤 어려운 이름을 갖고 있는 식당, 해룡마라룽샤였다.

잘 모르고 있었는데, 국내에도 마라탕을 파는 식당이 꽤 많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마라롱샤라는 마라소스에 버무린 가재요리가 꽤나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번에 방문하게된 해룡마라룽샤 또한 이 마라롱샤라는 가재 요리를 시그니쳐 메뉴로 팔고 있었다. 다만, 이 요리가 먹기가 많이 불편하다는 블로거들의 글이 많아서 다른 메뉴를 고르다가 바지락이 급 땡겨서 매운 바지락이라는 메뉴를 선택했다.

서빙되어 나온 "매운 바지락"은 바지락찜에 얼큰해 보이는 붉은 소스를 드레싱한 느낌이었는데, 이 붉은색 소스가 마라탕에 들어 가는 소스인 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마라탕이라는 것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바지락은 실한 녀석과 부실한 녀석들이 혼재되어 있었지만, 난 워낙에 조개류를 좋아하기에 부실한 녀석들도 맛있게 먹었다. 이 붉은 소스에 드레싱된 바지락은 꽤나 오묘한 맛이 난다. 중국맛이라고 해야 할까, 몇 년 전 중국 시안에 여행갔을 때 먹었던 음식들에서 이런 맛이 났다. 가끔 중국맛이 생각날 때는 여기를 와야 겠다.

다음에는 마라탕을 먹으러 다시 올 예정이다. DDP 방문시마다 저녁 고민을 했는데, 당분간은 고민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