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피쉬 게스트하우스에 대하여

하룻밤 정도는 도미토리도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20대때만 생각하고 숙소를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로 선택한 것이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말았다. 40대에는 20대와는 달리 숙소의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내가 묵게될 블루피쉬 게스트하우스 남자 도미토리 4인실에는 나를 제외하고 두 명의 투숙객이 있었는데, 그 둘 모두 코를 골았다.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생각해보면, 4인실 도미토리에서 나를 제외한 세 명 중 한 명이라도 코를 골 확률은 아마도 90%가 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난 누군가가 코를 골면 잠을 제대로 못자는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러한 리스크를 피해야 할 듯하다.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하더라도 1인실에 묵거나 2인실에 추가금을 내고 혼자 머무르는 방법 등을 선택해야 할 듯하다.

블루피쉬 게스트하우스는 투숙객들에 의한 불편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무난한 편이었다. 해운대 해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특별히 불친절함을 느끼지 못했다.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인 만큼 왠만한 불편함은 감수할 만 했다. 다만, 건물 자체가 낡아서 화장실이 깔끔해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긴 하다. 또한, 여러 면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투숙객 입장에서는 불편함으로 다가왔는데, 예를 들면 9시 이후에는 셀프체크인을 해야 하는데 복도에 불이라도 좀 켜놓던가 컴컴한 복도에서 열쇠로 방문 열려고 상당한 수고로움을 겪어야 했다.

조식에서 토스트가 제공된다고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토스트 만드는 제료가 제공된다는 것이지 식당에 가면 토스트가 대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침을 금수복국에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혹시 토스트가 나오면 싸가지고 점심으로 활용할까 했으나, 직접 해먹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냥 귀찮아서 기꺼이 조식을 포기하였다. 커피만 한 잔 마시고 나왔다.

1박이상을 한다면 숙소의 퀄리티가 여행의 퀄리티를 좌우한다는 교훈을 다시금 상기하며 몇 푼 아끼려고 궁상떤 것을 깊히 후회하면서 게스트하우스를 빠져 나왔다. 졸립네... zzzZZZ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