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뷔페전 @한가람미술관

지난 번 에릭 요한슨전을 보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바로 다음날 베르나르 뷔페전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하였으나 다시 거제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라 바로 관람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래서 거제에서 프로젝트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존윅3를 본 일, 그 다음이 예술전전당을 다시 방문하여 베르나르 뷔페전을 관람한 일이었다.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는 약 3년전 샤갈달리뷔페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고, 오페라갤러리에서도 그의 그림을 판매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익숙한 작가이다. 그의 화풍 또한 매우 독특해서 한 번 그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버나드 뷔페라고 표기했던 것같은데, 이제는 불어에 가장 가까운 베르나르 뷔페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그의 그림에는 확실히 화사함 보다는 짙게 드리운 어둠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베르나르 뷔페의 삶은 꽤 고단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만을 다루기 때문에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서 그의 생애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 훨신 더 불우한 삶을 살았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자면 만개한 분홍 사과나무 꽃Pommiers roses en fleurs이라는 작품과 에펠탑, 파리Paris, La tour Eiffel을 언급하고 싶다. "만개한 분홍 사과나무꽃"은 그의 작품 중 그나마 화사한 편이라 유독 눈에 띄었고, 에펠탑, 파리라는 작품은 과감하고 터프한 윤곽선이 에펠탑을 좀 더 돋보이게 만들어 전다. 에펠탑 뿐만 아니라 그의 윤곽선을 과감하게 그어 버리는 스타일은 건축물을 화폭에 담을 때 대상을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전반적으로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들은 거실에 걸고 싶은 그림이라기 보다는 종종 우울함을 우울함으로 물리치고 싶을 때 보고 싶은 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