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물 트레이딩 리뷰, 2019년 6월

지난 5월 평가 손실 상태에서 넘어온 대두박 매수포지션에서 일부 손실을 만회하고, 엔 매도포지션과 나스닥 매수포지션을 동시에 들어가서 4.5k를 훌쩍 넘는 수익을 거둘 때만해도 이번 6월 트레이딩 결과가 이렇게 처참하게 바뀔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보여준다.

문제는 오일이었다. 11일에 매수포지션을 취했다가 2k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매도포지션을 취했다가 급기야 오일에서만 11k를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말았다. 매매횟수도 거의 오일에 집중되었는데, 그만큼 난 오일의 흐름을 잘못 읽고 있으면서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상당한 무리수를 두었다는 뜻이다.

이외의 골드나 구리, Euro 등의 매매는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번 6월 트레이딩에서 이런 수준의 손실을 기록한 것은 결국 평정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한 두계약을 다루는 수준에서 시장의 흐름을 잘못 읽는 것으로 이 정도의 손실이 나지는 않는다. 문제는 시장을 잘못 읽었을 경우 겸허한 마음으로 시장을 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고, 마팅게일과 같은 방식으로 빨리 시장에게 빼앗겼던 것을 돌려 받으려 했기 때문이다. 꼭 화를 내야만 평정심을 잃는 것이 아니다. 시장에 대한 또는 실패에 대한 대응에서 정상적인 행태를 벗어나는 것 또한 평정심을 잃은 것이다.

종종 이렇게 평정심을 잃고 베팅을 해서 빠르게 손실을 획복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한 기억이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은 미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과도한 베팅에서 뼈아픈 기억보다는 호쾌했던 기억이 더 잘 포장되어 장기저장된다.

언제나 똑같은 갯수 또는 레버리지 수준으로 베팅을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언젠가는 그 동안 조금씩 조금씩 모아 놓은 마진을 이용해서 제대로 베팅을 해야 한다. 난 이번을 그렇게 느꼈으나 시장은 내 손을 들어 주지 않았다. 그러면, 어느 수준에서 멈춰야 했다. 그런데, 계속 그 베팅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빠르게 판단하고 단위 계약수를 줄여야 했다.

요 몇달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었고, 그 사이 계좌만 풍성해진 것이 아니라 자만심도 부풀어 올랐던 것이다. 계좌가 풍성해진 것보다 몇 배로 자만심이 풍성해졌다. 이럴 수록 목적지로 가는 길은 험난해지고 시간도 오래걸린다.

6월에는 맨탈 유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아야 겠다. 지금까지 10여년의 트레이딩 과정을 보면, 트레이더로서의 성공을 위해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맨탈 유지다. 10년간 내 맨탈 관리 능력은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충분하지는 않은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