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아는 것이 힘이다, 첫참석

독서는 그저 혼자 하는 취미라고 생각해 왔고 그래서 독서토론회나 비슷한 모임에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경제 서적 중심의 독서토론회가 있다는 Davina의 이야기에 솔깃해 처음으로 참석해 보았다. 모임 이름은 "아는 것이 힘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것은 6월인데 가입 자체가 어려워서 가입한 것도 좀 시간이 흘렀고, 그 이후에 참석 자리 차지하는 것도 어려워 이제서야 모임에 참석한 것이다. 이 모임은 소모임이라는 어플을 통해서 모임을 유지하고 있는데 소모임 서비스 상 300명 제한에 걸려 빈 자리가 나지 않았고, 가까스로 가입한 이후에도 오프라인 모임 참석 인원 18명 제한에 걸려 참석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름 인기가 많은 모임이다.

첫 번째 모임 참석을 한 결과 이 모임은 경제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토론회라기 보다는 경제서적을 읽고 주식 투자 방법론을 공유하는 모임에 가깝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Davina가 슬쩍 이야기 하긴 했으나 실질적으로 깨닫게 된 것은 실제로 모임을 참석하고 난 이후였다. 또한, 전반적으로 토론보다는 모임장이 강연을 하는 형식을 띄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강연(?)이 시작되었고, 나와 또 다른 한 분이 처음 왔다고 해서 이 모임의 취지,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이 모임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식 투자 방법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 기술적 분석 보다는 기본적 분석에 초점을 두는 성향이었고, 이를 위해 PER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는지 물어봐 고개를 끄덕이니, 그 후에는 고PER 주가 나쁜 것이 아닌 이유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Forward PER에 대한 설명이었다.

기본적 분석을 통해 주식 투자를 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이 있는데, 하나는 기본적 분석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벤저민 그레이엄 스타일로 청산가치보다 극도로 낮은 주가를 보이고 있는 주식을 매입해서 시장의 적절한 평가를 받을 때까지 버티는 전략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필립 피셔나 워렌 버핏처럼 현재 가치를 고려하되 미래에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에 대해 좀 더 초첨을 두고 (forward) PER나 ROE을 분석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아는 것이 힘이다" 내에서는 후자가 대세로 자리 잡은 듯하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재무제표를 읽고 현재 시점의 청산가치를 계산하는 것은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 비교적 쉬운 일이고 이미 공식을 이용해 프로그램으로도 만들어 놓아 자동 계산도 가능하다. 하지만, 미래에 얼마나 돈을 벌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인사이트가 필요하고 난 이런 능력이 없다. 그래서, 이 모임이나 모임장이 어떤 방식으로 인사이트를 사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지를 중점적으로 이애하려고 노력했다.

우선, 주식을 선정하는 기준은 실생활에서 관심 있는 분야를 주식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펀드 매니저 중 하나인 피터 린치도 추천하는 방법론이다. 이런 방식으로 특정 산업이 유망하다고 판단이 되면, 그 산업군으로 범주화 시킬 수 있는 주식들을 조사하고 그 기업이 상장기업이거나 비상장기업이지만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지 확인 후 이들 기업들에 대해 집중 분석에 들어간다. 주로 지금은 매출이 크지 않지만 향후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을 할 수 있는 수준이나, 더 나아가 월드와이드하게 매출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는 지를 분석한다.

이번 모임에서 다룰 주제는 5G였다. 선정한 책도 모바일 트렌드 2019이고 이 책의 핵심 내용은 5G 시대, 즉, 지금보다 훨씬 빠른 모바일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을 경우, 다시 말하자면 대역폭 걱정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경우에 어떤 산업이 유망할 것인지, 또는 5G 시대로 가기 위해 준비해야할 인프라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업에게 수익이 돌아갈 것인지를 분석했다.

5G라는 것은 꽤 광범위한 주제이고, 그래서 세부적으로 인프라, AR/VR, 자율주행 등의 다양한 세부 주제가 등쟁했다. 당연히 꽤 많은 종목들이 언급되었다. 한 번에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종목이었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방법론을 이용해서 선별한 주식으로 만든 포트폴리오가 괜찮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주식이라는 것은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널리 알리는 것만으로도 이익이기 때문에 자신의 보유 종목을 공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모습이었다. 주로 파생상품 관련 모임에 참석할 경우, 자신의 전략 노출을 꺼려하느라 두리 뭉실하게 이야기가 오가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원래의 목적은 경제서적 중심의 독서토론회 참석이었지만, 다른 목적으로도 종종 이 모임에 참석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주식 투자를 할 생각은 없지만, 나름 특정한 방법론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은 나중을 위해서라도 꽤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by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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