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피센트 2

5년만에 말레피센트의 속편이 돌아 왔다. 무려 5년이나 흐른 것에 놀랐고, 후속편이 나온 것에 놀라면서 말레피센트2를 감상하게 되었다. 당시에 국내에서는 어려운 제목 때문인지 그리 큰 이슈가 되지 못했고 스토리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지점에서 영화가 끝났기 때문에 후속편은 좀 의외였지만, 개인적으로 본 편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2편을 선택하는데 주저함은 없었다.

말레피센트 본편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하며 만들어 졌다면, 후속편인 말레피센트2는 이러한 스토리의 제약이 없이 자유롭게 다음 이야기를 펼쳐 나갈 수 있는 상항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분명 장단점이 있게 마련인데, 익숙한 동화의 기반에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1편이 기반이 되길 기대하면서 나오는 것이 후속편의 운명이니 어쩔 수 없다.

말레피센트2의 시작은 오로라가 숲속의 공주가 되어 그럭저럭 무난하게 지내고 있는 시점이다. 그 무난한 흐름은 옆동네 인간 마을의 왕자 필립이 오로라에게 청혼을 하면서 부터 바뀌게 된다.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숲 속의 요정들과 인간 마을 사람들은 이 결혼으로 통합의 길을 가게 될 것인가! 하지만, 그 통합의 방법론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인간 마을의 여왕 잉그리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 확실히 본편보다 이번 두번째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든다. 동화를 모티브로한 디즈니의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화려한 전쟁씬을 보게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전쟁씬의 원인은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가 연기한 말레피센트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고, 전쟁씬의 화려함은 말레피센트의 각성 때문이다.

누군가 보호를 필요로 하는 허약한 공주인 오로라의 비중은 그래서 크지 않다. 물론, 엘르 패닝Elle Fanning과 안젤리나 졸리라는 배우의 비중으로 봐도 그러는 것이 당연하고, 최근 그저 공주를 구하는 기사의 이야기를 지양하는 디즈니의 방향과 맞는 설정이다. 공주를 구하는 것은 기사가 아니라 대모인 말레피센트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