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안주로써의 브리 치즈

찾아 보니 브리를 치즈의 여왕이라고 하더라. 브리가 여왕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와인 안주로 손색이 없다고 하는 치즈가 맥주 안주로써는 어떨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그나마 진입장벽이 낮은 무난한 치즈 중에 하나가 브리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맥주 안주로 브리 치즈를 선택해 보았다.

내가 선택한 브리 치즈는 토이노우Toinou라는 브랜드의 125g짜리였다. 토이노우라고 읽는 것이 맞기는 한 것일까? 치즈 브랜드에서 아는 바가 없어서 그냥 네이버쇼핑에서 리뷰가 가장 많은 것 중에서 가격도 무난해 보이는 녀석을 선택했다. 원래 이렇게 치즈를 알루미늄 캔에 보관하는 것일까? 좀 신기했다. 참치캔 따는 느낌이랄까?

인터넷에 브리 치즈를 위한 레시피가 많이 올라와 있던데, 난 주말 저녁에 축구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기 때문에 번잡스러운 준비 과정을 생략할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125g짜리 브리 치즈 한 덩어리를 반으로 잘라 그것을 다시 한 입에 들어 가도 부담이 없을 수준으로 잘라 내어 전자렌지에 넣고 30초간 돌렸다. 1분 가까이 돌리면 치즈가 다 녹아서 집어 먹기가 어렵기 때문에 30초가 가장 무난했다. 이것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파슬리 가루가 집에 구비되어 있다면 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

이전에는 맥주 안주로 짭조름한 구운 아몬드를 먹고 있었다. 난 아몬드의 식감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딱히 불만은 없지만, 아몬드는 지방 함량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그 지방이 대부분 오메가-6이라 대안을 찾던 중 브리 치즈를 선택해 본 것이다. 브리 치즈에도 지방 함량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담백질도 그 만큼 들어 있어 심리적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브리 치즈는 맥주 안주로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여전히 브리 치즈 껍질의 꼬리한 맛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참고 먹어줄 수준은 된다. 그것만 참는다면 연질 치즈인 브리가 입안에서 살살 녹아서 오랫동안 기분 좋은 식감을 머금을 수 있다. 내가 이 치즈를 맥주 안주로 좋아 하는 것인지 브리 자체로 만족스러워 하는 지는 아리송하지만, 적어도 맥주를 마시는데 방해를 하는 일은 없다.

앞으로도 소금간이 된 아몬드를 맥주 안주로 계속 섭취할 것이지만, 브리 치즈를 먼저 먹고 나서 아몬드를 사용할 예정이다. 아몬드를 워낙 좋아하기에 좀 더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아몬드 섭취를 줄이는 방향을 사용해야 한다.

다음에는 브리 치즈 대신 까망베르 치즈를 선택할 예정이다. 다른 음식에 들어간 까망베르 치즈는 종종 먹어 봤지만, 단독으로 먹어 본 적은 없어서 까망베르 치즈 본연의 맛은 어떨 지 궁금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