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멀티통화계좌

약 1년전에 유안타증권 해외선물 협의수수료 관련 글을 쓰면서 환전의 불편함에 대하여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유안타증권으로 다시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서 멀티통화계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안타증권에서 해외선물용 계좌를 열면 세 가지 환전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우선 처음 계설하면 "일반계좌"로 선택이 되는데, 이 계좌는 말 그대로 증거금에 해당하는 금액 모두를 해당 종목을 거래할 수 있는 통화로 환전을 해야 주문을 들어 가는 계좌이다. 처음부터 충분한 자금을 환전하여 달러화 위주라던지 홍콩달러 위주로 한 통화로만 거래하고자 한다면 특별히 나쁠 것도 없지만, 환전이 자주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환전시 슬리피지만큼 계속 손실을 보게 되니 불리하다.

내가 선택한 계좌는 "가환전계좌"였다. 이 계좌는 환전을 직접 하지 않아도 가환전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가상 환전한 금액만큼을 증거금으로 잡아 준다. 예를 들어, 원화를 천만원어치 가환전하여 약, 8천달러 정도의 달러를 증거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물론, 데이트레이딩이고 수수료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면 실제로 환전되는 금액은 없다. 포지션이 없고 수수료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면 언제나 다시 가환전 상태를 해제할 수 있다.

이번에 "멀티통화계좌"로 변경했는데, 아마도 처음부터 이 계좌로 변경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로 달러화 베이스의 종목만 거래하다보니 굳이 멀티통화계좌가 필요한가라는 생각에 가환전계좌로 변경했는데, 달러화 베이스 종목만 거래하더라도 멀티통화계좌가 훨씬 더 편하다. 가환전 계좌는 특정 금액만큼 가환전 신청을 해야 하는데 반해, 멀티통화계좌는 그냥 입금시켜 놓으면 알아서 금액만큼 환전된 상태로 증거금으로 인정받아 주문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복수의 통화를 베이스로 하는 종목을 거래할 때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실제로 거래를 해보았다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100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다. 데이트레이딩 기준으로 이런 상황이면 손실 금액 만큼만 환전되야 한다. 그런데, 장 종료시간을 넘기고 8시가 조금 넘어서 포지션을 청산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궁금했는데, 9시 경에 추가증거금이 발생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오는 것이 아닌가! 내용만 보면, $2754.89 달러를 모두 환전 처리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10시경에 MTS로 환전내역을 열어 보니, 다행히 손실난 금액 만큼만 환전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버나잇을 했다면 정확히 몇 시까지 포지션을 청산해야 증거금 모두가 환전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9시 이전까지만 포지션을 정리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확실한 것은 10시경에는 환전처리가 된다는 것. 그리고, 환전시 슬리피지는 달러당 왕복 4원 안팎인 것으로 보인다. 그럭저럭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로 거래하고 있는 교보증권과 비교해보면, 교보증권이 강제환전에서 조금 여유로운 경향이 있다. 2거래일까지는 여유를 주고 3거래일째 10시에 환전을 시키는 정책이다. 그런데, 대신, 3거래일째에는 아침 일찍 포지션을 청산한다고 해도 그냥 강제로 정리해버리는 것같다. 그런 면에서 크게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교보증권이 예전에는 평가금액이 유지 증거금 이내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그냥 허용해 줬는데, 이제는 3거래일째 10시에 강제청산 제도를 도입해버리는 바람에 가장 큰 이점이 사라져 버렸다.

은행 연계계좌로 옮겨서 출금해야 입출금수수료를 면제받는 상황은 그대로이고, 특히 은행 연계계좌는 22시까지만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제한 때문에 좀 아쉽기는 하지만, 처음 멀티통화계좌를 모르고 가환전 계좌를 사용할 때보다는 훨씬 편해졌다.

편리함으로 인해서 앞으로 유안타증권도 계좌로도 거래를 할 예정이다. 그런데, 우연히도 내가 옮기려고 하니 유안타증권보다 더 저렴한 협의수수료 제의가 들어와서 또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