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존 JDR+Y 송년회 @송추가마골인어반 잠실점

Joshua 형님과 Davina, 그리고 일본에서 귀국하신 Young 형님, 이렇게 넷이서 송년회 분위기의 모임을 가졌다. 원래는 아름이도 참석하기로 하였으나 낮술을 하고 곯아 떨어져 버려 불참하게 되었다. 아름이의 결혼 소식을 들은 후의 첫 모임이라 아름이가 주인공이 될 자리였으나 주인공이 불참을... ㅋㅋㅋ 생각해보니 아름이 참석할 때마다 센터는 아름이 몫이었다. 나이가 깡패다

평소와는 다르게 갈비집이 선택되었다. 송추가마골인어반이라는 길고 어색한 이름을 가진 이 갈비집은 여러 곳에 지점이 있는데 Davina가 다른 지점에서 회식 때 와보니 괜찮았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훠궈와 갈비 둘을 투표에 붙였는데, 어째 만장일치로 갈비집이... ㅋㅋㅋ

예상밖으로 시작부터 어두운 분위기에서 모임을 시작하였다. Joshua 형님이 오자마자 꺼낸 이야기가 영우님의 허망한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나와 그리 친하지는 않았지만 마이존에서 젠틀하고 유머감각 뛰어나며 제너러스한 분으로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던 분이었는데, 암으로 얼마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Davina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직장 옮길 때 Davina네 회사로 직원 추천 프로세스를 밟아 주었는데, 술마시다 깜박하여 프로세스가 취소되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서, 그것이 지난 9월인데 그때까지도 멀쩡하다가 순식간에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암이라는 것이 꽤나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치료를 받다가 치료에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여 운명을 달리하기도 하는 줄 알았는데, 젊을 때 걸리는 암은 급격히 진행이 되어 이런 경우가 생긴다고 한다. 인생의 불확실성을 새삼 실감하여 으스스 했다.

술/담배를 워낙에 좋아하셨던 분이었음에도 항상 겉으로 너무 멀쩡해서 건강한 사람은 술/담배도 어찌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인생은 확률의 연속이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은 당연히 필요한 법이다.

아름이가 내년 봄에 결혼을 앞두게 된 소식과 내가 판교로 출근을 하게 된 것 이외에 다른 구성원들은 삶의 변화가 딱히 없었다. Young 형님은 계속 일본과 대전을 오가며 한국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 셋업에 여념이 없으시고, Joshua 형님은 은퇴후 대전 고향집과 서울을 오가며 제2의 인생을 살고 계셨고, Davina는 그대로 회사를 다니고 있다. 아, Davina가 주택담보대출금을 다 갚은 기념으로 이번 송년회비를 자기가 부담하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많이 바뀌었구나, 5명중 3명에게 새로운 소식이...

왜 고기 안뒤집냐고 혼나기는 했지만 양념 갈비는 배불리 맛있게 먹었고, 바로 윗층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가까스로 빈 자리를 차지하여 스타벅스가 문을 닫는 시간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다 2019년 마지막 모임을 이렇게 마무리 하였다.

장황하고 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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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