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차가운 심장

뮤지컬 차가운심장을 보러 소월아트홀에 들렀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뮤지컬 영화인 캣츠를 보았고, 크리스마스에는 진짜 뮤지컬을 보러 온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뮤지컬과 함께한 셈이다. 아무래도 뮤지컬 관람은 티켓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적극적으로 즐기는 유희 소재는 아닌데, 심이누나가 티켓을 구해와 정말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게 된다.

딱히 정보를 미리 찾아온 것은 아니고 소책자를 보니 빌헬름 하우프의 동명 소설인 차가운 심장을 모티브로 각색한 작품이라고 한다. 동화치곤 꽤 진지하게 바꿔 놓아서인지 스토리가 흥미로웠다. 인간 본성의 한계를 시험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기회가 되면 원작 소설도 읽어 봐야겠다.

꽤 앞좌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배우와 눈이 마주치면 살짝 민망하다. 이런 것도 뮤지컬이나 연극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영화에서 느끼기 어려운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 출연한 배우들은 무대에 서는 것이 행복해 보인다고나 할까? 마치 관객을 위해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아성취를 위해 무대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을 만날 때 느껴지는 그 느낌을 이번 공연에서 받았다. 나까지 행복해지는 것같다.

난 잘 모르지만 심이누나의 말에 따르면 이번에 출연한 배우들이 뮤지컬 계에서 꽤나 이름있는 배우들이라고 한다. 실제로 극이 끝난 후 적지 않은 팬들이 좁은 계단에서 배우와 인사하려고 북적이는 모습을 보았다.

알찬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다. 이제 한 살 더 먹을 일만 남았구나.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