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지텍 사운드업 X10 사용기

캔스톤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온 LX-6000 마테호른이라고, 약 4년전에 특가에 구입해서 아직도 잘 쓰고 있는 클래식한 북쉘프 스피커가 있다. 스피커 크기 만큼이나 우퍼 크기도 커서 저음도 잘 나오고 나름 만족하며 사용중이다.

이 클래식한 녀석에게 무선 기능을 제공해줄 블루투스 리시버를 달아주고 싶었는데, 마침내 발견한 것이 엠지텍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사운드업 X10이라는 제품이다. 이것보다 10%이상 저렴한 제품도 있었으나 갓 나온 제품이라 그런지 사용기도 찾기 어려웠고, 반면에 이 X10은 금년 초에 나와서 그 기간 동안 나름 평이 괜찮다는 사용기가 누적되어 있었기에 약간의 망설임끝에 선택을 하였다. 그 전에도 하나 찾아 놓은 제품이 있긴 했으나 문제는 가격이 내 스피커보다 비쌌다는 것. DAC이 월등히 좋을 수도 있겠지만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을 피하고자 기다렸던 보람이 있었다.

사운드업 X10은 생각보다 여러 가지 기능을 갖고 있고 그 중 내가 초점을 맞춘 기능은 역시 블루투스 리시버로서의 역할이었다. 아이폰 사용자 입장에서 AAC 코덱이 지원되어 만족스러웠다. APT-X 코덱도 지원하니 최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도 불만이 없을 듯하다. 실제로 음질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만, 유튜브로 동영상을 볼 때는 영상에 비해 소리가 0.05초 정도 딜레이 되는 현상이 있어 약간의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

충전 중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선 헤드폰들은 충전으로 인한 노이즈 우려로 인해서 충전 중에는 블루투스 기능을 막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사운드업 X10은 충전중에도 음질의 저하가 느껴지지 않았다. 단, 데스크탑 USB에 꼽아서 충전을 할 시에는 데스크탑에서 들어오는 노이즈가 함께 전송되는 현상이 뚜렷해 애써 220v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야 했다.

이 녀석을 처음에는 스피커 부근에 놓을 생각이었으나, 스피커 근처에 여분의 전원 콘센트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꽤 긴 스테레오-RCA 케이블을 사용하여 침대까지 끌어왔다. 무선을 사용하면서 이렇게 긴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좀 바보같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좀 사용하다 보니 오히려 좋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는데, 오랫동안 방치해 두면 절전기능이 작동하여 전원이 꺼져 버리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내 책상이나 침대헤드에서 스피커까지는 약 2미터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하려고 할 때마다 일어서서 움직이는 불편함이 생기면 활용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몇 년 전 애플에서 아이폰에 스테레오 단자를 없애버리는 결정을 한 것이 트리거가 되었는 지, 그 이후 블루투스 음향기기가 급격히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실제로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에어팟을 귀에 끼고 무선으로 음악을 듣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스피거를 구입할 당시만 해도 무선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개념 자체가 상당히 얼리어뎁터적인 방식으로 인식되던 시절이었는데 발전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은 오디오 시장에도 이러한 변화가 이미 시작된 것같다. 사운드업 X10은 이러한 변화의 틈새를 노린 제품으로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