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9

닥터 두리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가 아이언맨으로 각인되어 버린 상황에서 과연 다른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 관객 입장에서 영화의 세계관이 섞여 혼란스럽지 않을까라는 약간의 우려를 안고 닥터 두리틀을 보았다. 결론적부터 말하자면 그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동물들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의사소통까지 가능하게 된 경지에 오른 두리틀은 여왕에게 동물들과 생활할 수 있는 넓은 영지까지 하사 받으며 영주 못지 않은 삶을 살아 가고 있었으나, 함께 모험을 즐기던 아내가 바다에서 세상을 떠난 이후로는 그의 영지에서 두문불출하며 살아 간다. 하지만, 그러한 생활을 끝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바로 여왕이 죽을 병에 걸린 것. 도의적인 측면을 뒤로 하고 여왕이 죽으면 하사 받았던 영지를 반환해야 하기에, 결국 두리틀은 여왕을 구하기 위해 동물들과 함께 신비의 과일이 있다는 어느 섬으로의 여정을 떠난다.

애초에 모든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동물을 사냥하거나 먹기 보다는 구해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영화이다. 물론, 어린이 관객들도 만족할만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꽤나 지루하고 유치한 스토리에 본전 생각이 날 것이 분명하다.

내가 우려했던 세계관의 섞임이 실제로 느껴졌는데, 아이언맨이 캐리비안 해적의 잭 스패로우 변장을 하고 해적놀이 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지에서 수염 기르고 있을 때는 좀 덜했는데, 나중에 사람다워진 모습으로 나타나니 더욱 그러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앵무새까지 등장하니 오히려 노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by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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