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오브 프레이
작년 여름에 개봉했던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의 역할이 워낙에 매력적이었던 터에 할리 퀸을 중심으로한 영화가 개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고, 수어사이드 스쿼드 2는 아니었지만 다른 이름으로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영화가 등장했다. 버즈 오브 프레이이다.

버즈 오브 프레이Birds of Prey는 이 세 단어 전체가 맹금류(들)을 뜻한다. 찾아 보니 그렇더라. 마고 로비Margot Robbie가 연기한 할리 퀸이 이 버즈 오브 프레이 중에 메인 캐릭터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클로버 필드 10번지에서 열연한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Mary Elizabeth Winstead까지 출연한다고 했을 때 난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결론적으로 나의 충만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내가 간과한 것이 있는데, DC코믹스의 캐릭터들은 정말 매력적이지만 영화로 만들면 스토리가 참으로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감독들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들마다 이렇게 다 실패를 하는 것을 보니 제작자의 문제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프로야구에서도 감독을 계속 바꿨는데 성적이 안나오면 프론트를 의심하지 않던가!
이야기의 시작은 할리 퀸이 조커와 헤어진 직후이다. 요즘에는 빌런계에서도 페미니즘이 대세인지 조커없는 할리 퀸의 홀로서기가 주제이다. 할리 퀸과 팀을 이루는 멤버들도 싹 다 여성 빌런(?)이다. 그렇다고 팀 구성하는 과정까지 어색하지는 않다. 팀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모여 진다.
스토리는 거지같지만 여성 히어로들이라고 액션까지 시시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야구 방망이를 대차게 휘두르는 할리 퀸이나. 이단 옆차기를 찰지게 돌려대는 블랙 카나리의 액션은 남성 액션 배우의 파워에 거금간다. 게다가 우아하기까지 하다.
이번 버즈 오브 프레이의 실패(?)로 다시 할리 퀸을 전면에 세운 영화가 제작될 지는 미지수다. 할리 퀸이 저스티스 리그급 캐릭터는 아니기에 그냥 여기서 마무리를 지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마고 로비가 연기하는 할리 퀸은 참 재미난 캐릭터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