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폼 아시아고 프레스코 치즈

저번에 구입해서 만족도가 높았던 까망베르 치즈를 다시 구입할까 하다가 『치즈수첩』을 읽고 메모해 두었던 치즈 중에서 하나를 먹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겨서 그 중 시중에서 구할 수 있었던 아그리폼사의 아시아고 프레스코를 선택해 보았다. 책에서는 "아지아고"라고 독음해 놓았던데 상품은 "아시아고"로 등록되어 있다.

포장되어 있는 모습이 마치 거대한 원통을 조각을 파이 형태로 매우 자잘하게 자른 것같은 모습이었다. 기존에 먹었던 까망베르 치즈는 미니 원통형 하나가 125g이라 이것 반을 한 번에 먹었는데, 이번에 구입한 아시아코 프레스코는 200g씩 포장이 되어 있어 우선 1/4 조각을 잘라 보았다. 비가열압착치즈 종류라 뭔가 단단한 모습이지만 그리 단단하지는 않다.

200g의 1/4 조각을 다시 한 입에 먹을 수 있을 만한 크기로 대충대충 잘라 전자렌지에 넣어 보았다. 껍질이 없어서 오랫동안 돌리면 접시에 들러 붙어 버릴 것같아서 15초만 돌렸다. 그랬더니 일부는 적당히 익고 일부는 좀 덜익어서 본의 아니게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테이스트 노트에는 "우유 향, 요구르트 향, 버터와 같이 유제품의 향이 복합적으로 난다. 신선한 우유의 맛, 짠맛, 연유의 맛이 느껴진다."라고 씌여져 있는데 뭔가 살짝 고기의 풍미가 느껴지기도 하고 식감은 쫄깃쫄깃한 것이 마음에 쏙 든다. 다만, 고기보다 훨씬 비싸다. 고기의 풍미는 그냥 고기를 사서 씹는 것이 효율적이다.

결론적으로 비싸지만 이제까지 먹어 보았던 치즈 중에 가장 맛있다. 다채롭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가성비를 고려하면 포기해야 할 듯 싶긴 하지만, 종종 이 녀석을 선택하게 될 것같다. 지난 번 먹었던 고다 치즈로 인해서 생겼던 비가열압착치즈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 버리는 맛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