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십육계 제22권 『관문착적』 청화

관문착적이란 문을 닫아 도적을 잡는다는 뜻으로 삼십육계에서 말하는 22번째 계략이다. 전쟁에서는 막다른 길에 적을 몰아 넣고 퇴로를 차단하여 섬멸하는 전략을 뜻한다.

관문착적의 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적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의 지형에 어두워야 하고, 반대로 아군은 훤해야 한다. 게다가, 막다른 곳으로 적을 유인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막다른 길에 몰렸을 경우 적은 모든 힘을 짜내어 돌파 전략을 펼칠 것이 자명하므로 이를 봉쇄하는 일 또한 상당히 기력이 많이 든다. 하지만, 성공만 한다면 적을 괴멸시킬 수 있으니 꽤나 매력적이다.

소설 삽십육계에서는 송나라가 금나라에게 털려서 남송 시대를 열기 직전의 상황을 다룬다. 즉, 이미 송의 전성기는 지나갔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양쯔강 북부를 내어 주고 양쯔강 남쪽지방을 중심으로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금의 남하를 저지하는 과정을 다룬다. 송나라에서는 악비와 한세충이라는 장군이 활약하고, 특히 한세충이 큰 그림을 그리는데 그것이 바로 관문착적의 계로, 금나라의 전쟁을 육지전에서 수전 양상으로 이끌고 더 나아가 황천탕이라는 곳에 금나라 군사들을 유인하여 가두면서 전멸시키려는 작전이었다. 황천탕이라는 곳은 수심이 얕아서 배가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는 지점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어느 지역인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나 황천길이라는 말이 여기서 유례된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