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리뷰, 2020년 3월물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 넣고 있는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가 금융시장도 흔들어 놓고 있는 상황에서 옵션 매도 플레이로 일관하다가 결국에는 손실로 마감하고 말았다. 지난 2월에 가볍게 시작해서 아주 미미한 수익으로 마감했던 반면, 3월은 유의미한 손실이다.

포지션을 가지고 있을 때 심리적으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콤비네이션 전략은 스트랭글 숏이긴 한데, 3월물 후반부에서는 스트랭글 숏이라는 그림을 그려 놓고 양쪽의 진입 타이밍을 다르게 가져 갔다. 20일선을 기준으로 위쪽에서는 콜옵션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20일선 아래에서는 풋옵션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런 전술적인 변형을 가져간 이유는 2월물이나 3월물 초반에 포지셔닝을 할 때 콜옵션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담긴 전술이다.

다만, 3월물에서는 2월물과는 다르게 풋옵션 매도 포지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KOSPI200 지수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이 정도면 적어도 한 번의 반등 정도는 해주고 떨어지겠지라고 생각해서 들어간 포지션이 급락을 맞고 다시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들어 갔던 포지션이 급락을 맞는 사태를 두 번이나 겪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존 콜옵션 매도 포지션을 수익으로 청산하고 기지를 발휘하여 다시 들어간 콜옵션 매도 포지션에서 수익을 얻어 손실 폭을 만회할 수 있었다.

만기일에 풋옵션 242.5를 매도할까 하다가 참았는데, 결과론적으로는 진입하는 것이 더 좋은 결정이었겠으나 원칙에 어긋나는 매매를 하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지는 않다. 어차피 옵션 프리미엄이 엄청난 상태라 굳이 본전 심리를 발동시켜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다음달부터 수확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자제하였다.

2월물은 양매도 보다는 네이키드 선물 매도나 네이키드 풋옵션 매도가 더 나은 방법이었겠지만, 4년전에 만들어 놓았던 시스템의 시그널들이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MDD를 기록했기에 그냥 쓰기에는 버거운 편이라 아직 선물도 방향성 플레이를 하긴 힘들었다. 반면, 3월물에서는 확실히 양매도 전략이 계좌를 풍성하게 해줄 듯하다. 옵션 프리미엄이 꽤나 높은 편이라 물반 고기반이다. 감자탕에 뼈다귀보다 살코기가 더 많은 느낌이랄까... 현금을 확보해 두었으니, 전략을 잘 실행하여 계좌를 살찌워 보리라. 얼마나 기다려 왔던 장인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