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둣국 @깡통만두

프로젝트 룸이 관광지에 위치해 있으면 비싼 점심 물가를 감당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한달에 몇 만원 정도 더 예산을 편성해서 이 동네 맛집을 섭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니 오히려 그 단점이 맛집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되어 버린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앞으로 주중 1일 1맛집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프로젝트 룸에서 비교적 가까이에 위치한 깡통만두를 들렀다. 평소에 점심 먹으러 나갈 때면 만두를 먹으러 웨이팅을 하는 방문객들을 보며 맛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10분 정도 일찍 나갔으나 나 또한 웨이팅을 피할 수 없었다. 관광객이 많을 수 없는 시국에 월요일 점심인데 웨이팅이라니... 그것도 만두집에...? 물론, 대기 그룹은 3팀에 불과했고, 그 마저 길게 기다리지는 않았다.

깡통만두의 메뉴는 다양해 보이지만 만두의 베리에이션일 뿐, 만두와 상관없는 메뉴는 비빔국수 뿐이다. 모두 만두를 베이스로 국물을 부어서 만두국을 만들거나, 거기에 만두를 좀 덜 넣고 국수를 넣어 만두칼국수 같은 메뉴를 더할 뿐이다.

그냥 만두만 고르기는 조금 아쉬워서 손만둣국이라는 메뉴를 골라 보았다. 말그대로 만두라는 메뉴에 국물을 부어서 국으로 만든 메뉴이다. 서민적인 음식이라고 칭할 수 있는 만두가 놋그릇에 담겨지고, 여기에 결 따라 찢어 놓은 양지머리 등의 고명을 올려 놓으니 멋들어진 고급 음식으로 둔갑해 버린다. 플레이팅이 이렇게 중요하다.

만두 하나를 건져 내어 배를 가르고 간장을 넣고 한 입 베어 물어 본다. 맛있다. 만두는 당연히 맛있다. 맛이 없으면 만두가 아니다. 그냥 맛있는 만두보다 조금 더 맛있는 맛이다. 그래야 한다. 이 만두가 얼마짜리인데! 두부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점은 좀 아쉽다. 고기의 비율이 적어서 육즙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여섯 개의 만두 중에 하나는 해물 만두이다. 이 해물 만두에 새우가 들어 가 있다. 새우와 꽤나 괜찮은 만두소 중 하나이다. 게다가 내가 새우를 워낙에 좋아하다 보니, 해물만두가 하나 밖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되었다고 하던데, 나름 괜찮은 한 상을 받은 기분이 든다. 만두의 가격에 대해서 얼마 만큼의 가치를 인정할 것인가는 소비자마다 다르겠지만, 이것보다 더 비싼 만두도 먹어본 내 입장에서는 범북촌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먹을 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