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골레 비앙코 @수와래

프로젝트룸 안국역 근처에 있으니, 삼청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수와래를 점심시간에 다녀오는 것은 약간의 각오가 필요하고 난 그럴 각오가 되어 있었다. 꽤 많은 사람이 이미 테이블들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내가 앉을 자리 하나는 있어서 웨이팅없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보통 처음 방문한 파스타집에 가면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를 선택하게 된다. 뭔가 소스의 도움없이 파스타 자체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집인지 테스트하고 싶은 속셈이 있기 때문이다. 수와래에서도 오일 베이스 파스타 중 하나인 봉골레 비앙코라는 메뉴를 선택했다. 그리고, 봉골레라는 이름이 들어간 파스타를 주문하면 은연중에 그대하는 새하얀 모시조개, 그 기대치를 수와래는 채워 주었다. 바지락이 아니라 모시조개가 펼쳐져 있다!

플레이팅이 여느 파스타집과는 다르다. 보통 가운데 면을 쌓아 올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접시에 평평하게 깔아 준다. 개인적으로 쌓아 올린 면을 측면 각도에서 찍는 사진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그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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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들어간 것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호박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호박으 꽤 튀는 맛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뭔가 한국적인 것을 가미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그래도 파스타에 이렇게 적나라한 호박은 좀 아닌 듯하다.

이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면은 잘 삶아져 나왔고, 간도 잘 맞는다. 역시 모시조개도 그 만족도에 큰 기여를 했다. 게다가 점심시간에는 샐러드와 음료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다른 파스타를 경험하러 기회가 된다면 재방문할 계획이다. 사실 스테이크도 구미가 당겼으나 생각한 것 보다는 다소 가격이 높아서 고민 중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