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빠이탄 @오레노라멘

범북촌권에서 의외로 일본식 라멘을 파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두 곳을 겨우 찾았고 그 중 한 곳인 오레노라멘을 방문했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하니 웨이팅이 꽤나 오래 걸려서 한마터면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사무실에 도착하지 못할 뻔했다. 일본 라멘을 먹고 싶으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아서라는 이유도 있고, 오레노라멘에서 파는 음식들의 만족도가 꽤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일본식 라멘이 돼지고기 베이스로 국물을 만드는 것과 달리 오레노라멘에서는 닭고기로 육수를 만든다. 그래서 내가 주문한 메뉴의 이름도 토리빠이탄이다. 다른 메뉴도 있으나 토리빠이탄에 매운맛을 더하는 등 모두 토리빠이탄 베리에이션이다. 심지어 차슈도 돼지고기 삼겹살이 아니라 새하얀 닭고기 조각이 나온다. (닭고기도 차슈라고 부르는 지는 잘 모르겠다.)

닭 베이스의 국물도 돼지 베이스의 국물 못지 않게 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면 또한 간이 잘 베어 있고 국물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보통 이 정도를 기대하는데 이 기대치를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가보다. 이렇게 국물과 국수의 맛이 조화롭게 어울어져 있는 라멘집이 드물다.

보통 라멘에는 계란 반 개를 넣어 주는 것과 비교하면 오레노라멘에서는 계란에 매우 관대하다. 하나를 통째로 넣어 준다. 게다가, 반숙으로 넣어 준다. 계란 반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계란 반숙 하나를 통째로 주는 것도 반갑고 반숙 퀄리티에 또 한 번 기뻐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반숙된 계란을 따로 관리하다가 국물에 넣어서 서빙이 되는 것같다. 계란이 따뜻하지 않다. 국믈 깊숙이 담궈 놓고 시간이 흐른 뒤에 먹는 것이 좋겠다.

면사리는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미 이 한 그릇으로 충분한 포만감을 느꼈고,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상황이라 시간도 촉박하여 추가하지는 않았다. 다시 방문하고는 싶은데 웨이팅이 해결되지 않으면 쉽지 않을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