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즈소유 @유즈라멘

범북촌권에서 일본식 라멘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두 곳 있는데, 한 곳이 지난 번에 방문했던 오레노라멘, 그리고 이번에 방문한 유즈라멘이다. 딱 두 곳이 있는데 두 곳다 개성이 넘치는 메뉴를 팔고 있다. 유즈라멘은 라멘에 유자즙을 넣어서 유자향이 나는 라멘을 파는 곳이다.

라멘에서 유자향이 난다고 하면 뭔가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조합으로 느껴져서 거부감이 있었는데, 먹어 보고 나니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라멘의 느끼함을 유자향이 잡아주는 역할을 하여 찰떡 궁합이다. 내가 고른 유즈소유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간장 베이스의 라멘에 유자즙이 들어가 있어서 향긋함을 느끼며 라멘을 즐길 수 있다.

라멘의 맛 자체도 괜찮았고, 나름 새로운 경험을 한 기분이었다. 사실, 소유 라멘 자체도 나에게는 처음이라... 보통 라멘집에 가면 된장 베이스의 미소라멘이나 돼지 뼈 베이스의 돈코츠 라멘을 고르지 소유라멘을 선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스타에 특정 태그로 사진을 올리면 튀김만두 세 개를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 참여하여 얻어 먹었다. 이 말은 인스타그램에서 검색을 하여 들어 왔다면 고평가된 리뷰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대치가 올라가면 실망할 가능성도 큰 법이다.

단점이 없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일본 라멘에 들어가는 차슈는 삼겹살 부위를 수육 형태로 삶아 놓은 고기가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유즈라멘의 차슈는 삼겹살 부위도 아닌 것 같았고, 상당히 질겨서 커다란 한 조각을 뜯는데 오른손으로는 젓가락으로 지지하고 왼손을 동원하여 입으로 찢어야 할 정도였다. 나만 이런 질긴 고기가 걸린 것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짜증이...

또한, 웨이팅이 생각보다 길었다. 자리는 많았는데 자리에 앉기까지도 제법 시간이 걸렸고, 앉아서도 다시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 주문은 이미 키오스크로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해놨는데 실제로 라멘을 내 입에 넣은 시각은 12시 30분이 넘은 시각이었다. 이 동네 라멘집이 딱 두 곳 뿐이라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