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나들이

보통 점심시간에 맛집 탐방을 목적으로 혼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연히 다른 개발자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고, 덕분에 창덕궁 나들이를 할 기회가 생겼다. 개발자분들 중에 병태 차장님이 문화의 날에는 창덕궁 입장료가 면제된다며 산책 코스를 창덕궁 안으로 제안했기 때문이다. 병태 차장님은 지난 프로젝트도 이 근방에서 하셔서인지 범북촌권 맛집이라든지 이런 행사에 대해서 꽤 잘 알고 계셨다.

식사를 마치고 금호문을 통해 입장한 우리는 창덕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정전을 우선 관람하였다. 사실 내부 보다는 멀리서 바라보는 인정전이 더 운치가 있었다. 날씨도 유독 맑아서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인정전의 모습은 꽤 장관이었다. 그 앞에 정1품, 정2품 등의 비석이 씌여져 있는 것으로 추측컨데, 뭔가 큰 야외 행사가 있을 시에 벼슬의 높낮이에 따라 자리가 배정되여 도열하였던 것 같다.

창덕궁 안에 있는 백송도 보았다. 하얀 소나무가 꽤 귀하고 키우기 힘들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미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백송을 몇 달 전에 구경했기 때문에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 물론, 이 백송도 꽤 운치가 있었다.

그리고, 새로이 알게된 사실이 하나 있다. 창덕궁과 창경궁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예전에 마이존 멤버들과 창경궁 야간 개장 때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야간이라 느낌이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점심 시간 산책코스라 1시까지 프로젝트 룸으로 복귀해야 했기에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고, 내가 틈틈이 사진을 찍는다고 시간을 다소 허비한 탓에 창경궁의 호수 정도까지 구경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래도 궁 안 꽤 넓은 지역을 보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산책이었다. 6월달 마지막 수요일에도 창덕궁 나들이를 다시 해볼 생각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