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꼴라 꽃

퇴근하고 집에 와서 베란다에 가보니 애지중지 키우던 루꼴라에 꽃이 피어 있었다. 한 송이가 아니라 여러 송이가 피어 있는 상태였다. 꽃이 그리 화려하지는 않고, 자그마하면서 수수하게 약간의 누런 빛이 섞여 있는 흰색 잎 네 개가 한 송이를 이루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비주얼에 좀 실망했다. 하긴, 루꼴라 꽃이 그렇게 이뻤으면 다들 잎보다 꽃을 더 찬양했을 터인데, 그런 글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을 보면 꽃이 그리 화려하지 않았을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이다.

원래 잎을 먹기 위해 키워오던 것이고, 잎을 부드럽게 먹으려면 꽃대를 잘라 주어야 한다던데, 이왕 키운 거, 처음이니 꽃도 보자는 생각이 들어 그대루 두었고, 그 목표한 바를 이루었다. 그래서, 이제 이 루꼴라에게 바라는 것은 없... 었는데, 꽃을 보니 혹시 씨를 얻을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씨는 어떻게 수확하는 건지 좀 찾아 봐야 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