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네 파스타 @아날로그키친 삼청동점

범북촌권에는 수많은 유명 파스타집이 있고, 그 중에 하나가 아날로그키친이다. 프로젝트룸에서 다소 거리가 있지만 워낙 좋은 리뷰가 많아 방문해 보았다. 들어 가자 마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유명세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소의 신념(?)대로라면 아날로그키친에 처음 방문하는 것이니 당연히 오일 베이스 파스타를 주문해야 하는데, 건물에 붙여 놓은 빠네 파스타의 사진이 워낙에 먹음직스러워서 빠네 파스타를 주문하고 말았다. 벽에 그렇게 붙여 놓았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 식전빵을 씹으며 곧 나올 빠네 파스타를 기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빙된 빠네 파스타의 비주얼은 꽤나 훌륭했다. 벽에 붙어 있던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만족감은 딱 거기까지였다. 파스타에는 간이 충분히 베이지 않았는지 싱거웠고, 크림은 느끼한데 면과 건데기 재료들은 싱거웠다. 게다가 왠만하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새우마저 너무 삶아졌는지 질겼다. 아까워서 다 먹긴 했으나 찌푸리며 새우를 먹는 것은 내 인생에 몇 안되는 경험이어서 당황스러웠다.

위에 언급한 상황 중 하나 정도면 경험했다면 어쩌다 내가 운이 없었겠거니, 퀄리티 컨트롤에 아쉬움이 있다 정도의 평을 남길텐데, 이렇게 하나같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은 그냥 이 집 음식을 잘 못한다고 평할 수 밖에 없다. 블로그들에서 보았던 그 많은 찬양글들은 다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 사이에 쉐프가 바뀐 것일까?

프로젝트룸에서 15분 가까이 걸어서 도착한 곳인데,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한끼 식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상당히 우울해진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