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냉면 @인사면옥

지난 달 초에 인사동 사동면옥에서 먹었던 비빔냉면이 만족스럽지 못하였고, 그래서 새로운 냉면집을 찾다보니 방문하게 된 곳이 인사면옥이었다. 결론적으로, 인사면옥의 비빔냉면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히려 사동면옥만도 못한 맛이었다.

근처에 도착해보니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냉면집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또 처음 보는 광경이라 좀 당황하기는 했지만, 들어 와서 냉면을 주문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냉면이 서빙되고 가위로 자른 후 한 입 먹어 보는 순간, 기분이 나빠졌다. 이 집도 아니다! 꽤 멀리서 걸어 왔는데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정말 화가 나려고 한다.

이전까지 비빔냉면은 맛이 없기가 힘든 메뉴라고 생각했는데, 사동면옥과 인사면옥을 경험하고 나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인사면옥은 좀 처참한 수준이라고나 할까. 양념에서는 생마늘과 생양파의 거친 맛이 났고, 심지어 느끼했다. 호객행위에 신경쓸 것이 아니라 레시피에 좀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어떻게 동네 분식점 쫄면보다도 못한 맛을 낼까! 관광지라서 그냥 자리만 잡고 있어서 손님들이 몰려 오는 것일까?

먹고 나와서 한참 동안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인사동에는 맛집이 없는 것인지... 적어도 냉면 잘하는 집은 없는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