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도시』 넬레 노이하우스

타우누스 시리즈의 팬으로서, 자연스레 타우누스 시리즈가 아닌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상어의 도시』이다. 여기서 상어란 월스트리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업가와 뱅커들을 일컫는 말이고, 그래서 당연히 저 도시는 뉴욕이다.

명석한 두뇌와 매력으로 월스트리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독일 출신의 뱅커 알렉스 존트하임, 그녀가 "상어" 중의 상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비열하지만 매력넘치는 사업가 세르지오와 엮이면서 뉴욕시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 여기에 세르지오를 잡아 넣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전직 검사이자 뉴욕 시장인 코스티디스가 가세한다.

전개가 마치 예전에 읽었던 장현도씨의 작품 『트레이더』를 연상케 했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장르를 정해 보자면 금융 무협 정도 되겠다. 그것도 금융 보다는 무협에 방점이 찍힌 금융무협이다. 그래서 꽤나 사건이 극적이고 빠르게 전개된다. 다만, 그만큼 세밀함은 놓치고 가는 편이다. 재미있게 읽히기는 하지만 넬레 노이하우스 초기 작품이라 그런지 다소 거친감이 있다.

가장 어이없는 것은 알렉스와 뉴욕 시장인 코스티디스의 로맨스인데, 그 과정이 상당히 납득하기가 힘들다고 해야 할까, 독자에게 귀띰을 해주기는 하는데, 깔아 놓은 복선이 공감이 간다기 보다는 그냥 "그들은 사실 서로 원하고 있었다" 같이 그냥 로맨스는 이미 결정되어 있고, 거기에 맞춰서 글을 써나간 느낌이 든다.

모든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장르가 장르인 만큼 주식투자를 하거나 경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조심스레 추천할 수 있을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