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탄생』 윤태진

『신약의 탄생』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최근 신약을 개발하려는 제약회사들이 어떠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지를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분량도 그리 많지 않고, 깊게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초반에는 신약이 개발되는 과정, 즉 임상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를 가볍게 소개하고, 그 이후에는 근래에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약들이 활약할 분야들을 나열해 놓았는데, 가장 관심있게 읽은 것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노안이었다. 다른 이들의 평균적인 시기에 비추어 보면 나에게도 10년 내에 다가올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약의 탄생』에서는 안약같이 사용하면 노안이 일시적으로 몇 시간 동안 완화되는 약이 몇 년안에 개발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루테인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식품을 먹으면 노안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방세포에 대한 설명도 매우 흥미로웠다. 지방세포의 역할은 남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체내에 보관하는 것이다. 그런데, 운동이 부족하면 이 지방세포에 혈관이 생성되지 못하여 지방세포가 괴사하게 되고, 이때 지방산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 지방산들을 여러 조직에서 분산하여 흡수하는데, 이렇게 자꾸 지방산을 다른 조직이 흡수하게 되면, 흡수한 장기에 해가 된다. 책에는 언급이 없지만, 아마 이렇게 흡수된 지방산이 우리가 흔히 안좋다고 알고 있는 내장지방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것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거나 당뇨병이 생기는 매커니즘이다.

이외에도 유익한 내용이 꽤 많다. 짧은 시간에 트렌디한 의학적 지식을 습득하기에 좋은 책이다. 물론, 깊이가 없지만, 어차피 일반인들이 깊이 이해해봐야 전문가의 수준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내 경우는 바이오주 투자에 대한 도움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인데, 직접적으로 종목을 찍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상장된 제약회사의 정보를 알아볼 때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 찾는 것을 면했다는 측면에서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될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