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리코타치즈 샐러드, 안심 스테이크, 아보카도 바질파스타 @부띠끄경성

심이누나가 퇴근 후 북촌으로 놀러왔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보고 처음이니 7개월 만이다. 요즘 사람만나는 것이 드물 수 밖에 없는 시기라 더욱 반갑다. 만나기에 앞서, 그 동안 정리해둔 북촌 맛집 리스트 중에서 고르라고 해서 심이누나의 선택을 받은 곳은 부띠끄경성이었다.

부띠끄경성은 지난 4월에 아보카도 바질 파스타를 먹으러 왔었던 곳으로 당시에 맛에 꽤나 만족했던 기억이 있던 곳이다. 아보카도와 바질페스토의 푸르른 조합이 예상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그 때 찍었던 사진도 잘 나와서 이번에 심이누나가 그 사진에 끌려 선택했다고.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수제 리코타 치즈 샐러드, 안심 스테이크, 아보카도 바질파스타였다. 아보카도 바질파스타의 비주얼에 반해서 오게 되었으니, 우선적으로 선택되었고, 원래 부띠끄경성이 고기소매점이라는 슬로건으로 장사를 하고 있으니, 스테이크를 고르되 내가 선호하는 안심을 선택했다. 그리고, 으레 그렇듯이 샐러드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두 가지 샐러드 중에서 아보카도가 들어 있지 않은 샐러드를 선택하게 되어 수제 리코타치즈 샐러드라는 녀석이 선택되었다. 샐러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밸런스가 잘맞는다. 리코타치즈의 산도도 적절했고 종종 들어 있는 새우도 적당히 삶아져 있엇다.

아보카도 바질파스타는 당시에 먹었던 맛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 퀄리티 컨트롤에서 합격! 아보카도 한 조각과 함께 바질페스토에 잠긴 파스타를 조금 덜어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다만, 심이누나는 별 말없이 먹었던 것을 보면 나만큼 아보카도의 풍미에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 듯했다.

그리고, 문제의 안심 스테이크! 난 안심 스테이크를 주문했을 때 정통 스테이크 하우스와 같이 접시에 담아서 가져다 줄 것이라 예상했는데, 달궈진 팬에 여러 가지 가니쉬와 함께 서빙이 된 것이 아닌가! 여기서 우선 실망을 하였다. 난 이렇게 팬에 서빙되는 것은 만원대의 캐주얼한 스테이크집 정도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 또한 잊어 버린 것이 문제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익힐 지 물어 보지 않았다. 물어 봤다면 미디움레어 정도를 요구했었을 것인데, 그것보다는 좀 더 익힌 상태로 서빙되었으며, 그 이후에 이 철판에서 좀 더 익어서 처음 먹었던 조각은 괜찮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식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이누나는 내가 사진찍느라 시간을 허비한 탓이라고 했지만, 사실 처음부터 접시에 서빙되었으면 그럴 일이 없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고기 전문점에서 파스타와 샐러드는 만족하는데 정작 스테이크에 실망하고 말았다. 좀 더 자세히 알아 보지 못한 나의 불찰이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간만에 제대로된 안심 스테이크를 먹겠다고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라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