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아이즈 @마이아트뮤지엄

큰 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나 또한 큰 눈을 좋아한다. 마가렛 킨Margaret Keane은 이러한 사람들의 선호도를 크게 넘어설 정도로 인물의 눈을 크게 그린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마가렛 킨의 전시회가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리고 있어서 방문해 보았다. 전시회 이름도 빅 아이즈Big Eyes.

발권을 마치자 마자 가이드온 앱을 통해 오디오가이드를 구매해서 다운받았는데, 우연히 딱 도슨트 설명이 있는 시간에 방문하게 되어 도슨트 설명도 듣고 오디오가이드도 듣게 되는 호사를 누렸다. 도슨트 시간을 알고 갔다면 오디오가이드를 다운받지 않았을 것이다. 오디오가이드가 작품별로 개별적인 설명을 한다면 도슨트 프로그램은 도슨트 개인의 주관이 상당히 개입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전시된 그림 전체를 아우르며 스토리로 연결되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다. 다만, 요즘은 그냥 도슨트 안내 프로그램을 취소해 버리는 경우도 많아서리...

당일 오후 4시 도슨트 프로그램을 맡은 분은 윤석화 라는 전문 도슨트였다. 요즘은 도슨트가 전문적인 직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문적인 진행을 해준다. 심지어윤석화 도슨트는 커다란 이름표에 인스타 계정 주소까지 적어 놓았다. 도슨트가 점점 셀럽화 되어 가고 있다.

윤석화 도슨트의 말투가 조금 특이해서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말이 상당히 느리고 말할 때 조사를 생략하는 습관이 있어서 이해할 때 두뇌를 풀가동해야 했다. 유학 생활을 매우 오래 했거나 서울말이 익숙하지 못한 것인가 했다. 게다가 목사가 설교를 하는 듯한 말투가 다소 거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 프로그램 진행 내내 마가렛 킨이 남편인 월터 킨에게 당했던 인고의 세월을 설명하며 감정을 이입해서 월터 ㅅㄲ 욕하기를 시전하였고, 끝날 무렵 관객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었다.

도슨트에 따르면, 마가렛 킨이 후반기에 그린 그림에도 아이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비슷하지만 아이들이 모두 웃고 있는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 작가가 그림 속의 아이를 통해 자기 내면의 심정을 드러냈다고 생각하니 참 아련하기도 하고, 남은 인생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참고로, 마가렛 할머니는 아직도 살아 계시며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몇 년 전 팀 버튼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도 개봉을 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못보고 지나쳤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찾아 봐야 겠다. 작품 자체도 어렵지 않고 눈을 즐겁게 했지만, 작품 뒤편에 존재하는 스토리에 더 울림이 있는 전시회였다.

by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