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한 크림소스가 입안가득한 까르보나라 @아날로그키친 건대점

마이존 멤버들이 모일 때가 되었는데, Davina가 이왕 모이는 거 내 생일날을 기점으로 잡아서 모이게 되었다. 학창시절에는 방학기간이라 축하받지 못했는데, 이렇게 축하를 받아 본다. 생일이 점점 두려워지는 나이기는 하지만...

모인 곳이 아날로그키친 건대점이었다. 날씨가 구질해서 그러한지, 역병이 다시 창궐해서인지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꽤 오래전에 와서 나쁘지 않은 기억이 있지만, 얼마전에 방문했던 삼청점에서 빠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기억도 있어서 살짝 조심스러웠다.

아날로그키친의 시그너쳐 메뉴는 아무래도 "특제간장소스에 구운 통어징어 구이 밥"이 아닐까 싶다.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드물고, 간장소스를 싫어하는 사람도 드물기에 호불호가 갈리지도 않는 음식이다. 다만, 내가 늦는 바람에 오징어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수준만 남아 있어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아니, 찍었으나 보여줄 게 못된다.

아름이도 곧 도착하고 두번째로 주문한 것이 "느끼한 크림소스가 입안 가득한 까르보나라"였다. 아름이가 입쪽에 큰 부상을 당하여 맵지 않고 부드러운 것을 주문한다고 선택한 것이 까르보나라였다. 물론,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는 아니고 크림 흥건한 한국식 까르보나라였다. 물론, 맛은 나쁘지 않았다. 삼청점의 기억이 떠올라 긴장하였으나 건대점의 크림소스와 파스타는 합격점이다. 사실, 크림베이스의 스파게티가 맛이 없기도 힘들지 않은가!

그리고, 주문한 메뉴가 하나 더 있다. 어느 부위인 지는 잊어 버렸지만 Young 형님이 선택한 스테이크였다. 플레이팅은 꽤나 훌륭했는데, 이렇게 가니쉬 하나 없이 스테이크와 양념만 나오니 다소 당황스럽다. 긴 장마라 야채값이 비싸서 그런 것일까나?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를 말해줘야 하는데, 잊어 버렸다. 내가 원하는 것이 미디엄레어지만 다른 사람은 좀 더 구운 상태를 바랄테니 어차피 수용될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서버가 물어는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전문 스테이크 하우스가 아니니... 음... 고기의 질은 나쁘지 않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