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건대점

아날로그 키친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평소 같았으면 커피를 마시러 갔을 텐데, 이번에는 맥주를 마시러 갔다. 처음 계획은 아날로그 치킨 건대점 바로 옆에 위치한 더부스를 가려는 것이었으나, Davina가 근처에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건대점을 급제안해서 그 쪽으로 가게 되었다. 성수점을 가본 적은 있는데, 인기가 꽤 있었는지 건대점이 생겼나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성수점과는 달리 건대점에서는 뭔가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근접통신 장치가 탑제된 팔찌같은 것을 각자 주고서는 결제할 때 사실상의 무인결제를 실현한 것이다. 안주같은 것은 키오스크에서 이것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맥주는 더 신기하게도 탭마다 터치를 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두고 팔찌를 가까이에 댄 후 탭을 당기면 맥주가 10ml 단위로 택시 미터기 올라가듯 실시간으로 계산되어 청구되는 구조였다. 우리는 그냥 한 종류만 마셨지만 조금씩 여러 가지 맛의 맥주를 맛보기 쉽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누적된 금액을 나중에 나갈 때 실제 금융수단으로 결제하면 된다. 놀라운 시스템이지 않은가!

맥주 가격이 아주 사악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리 저렴한 편도 아니었다. 브랜드 맥주들은 보통 240원/10ml 정도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고, 그렇지 않은 맥주는 190원/10ml 로 책정이 되어 있었다. 500cc 잔으로 1만원 안팎의 가격이 나오는 셈이다. 처음에 240원/10ml로 책정된 런던프라이드 마시려다가 총무인 Davina의 제지를 받고 깨갱하며 190원/10ml 짜리 수제 IPA를 선택했다. ㅋㅋㅋ

주문한 안주중 치킨 반반은 나름 괜찮은 선택이었다. 안매운 후라이드 치킨과 매운 후라이드 치킨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매운 건 내가 잘 못먹어서 모르겠지만, 안매운 건 나름 괜찮은 맛이었다.

반면, 내가 적극 의견을 피력해서 선택한 감바스는 너무 양이 적어서 내가 민망할 정도였다. 사람들이 내 눈치보고 잘 안먹으니 더 민망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도 좋고 마음에 드는 곳이라 건대입구쪽에서 모임이 있으면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다만, 식사는 다른 곳에서 하고 살짝 맥주만 한 잔 하러 오는 것이 합리적이다.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상당히 시끄러운 편이라 조용히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시끄러운 소리에 맞춰서 떠들다보니 목이 쉴 정도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