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파는 집』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은 워낙에 작품을 쏟아 내시는 작가이고, 작품 하나하나도 엄청난 분량이기 때문에 시작이 망설여 진다. 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을 느끼는 묘미가 있다. 이번에 읽은 『욕망을 파는 집』도 마찬가지다.

『욕망을 파는 집』에서 말하고자 하는 본질은 지역 커뮤니티라는 것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가라고 마음대로 해석하고 싶다. 아주 약간의 오해와 갈등만으로도 이 연결 고리는 급속히 무너질 수 있다. 즉, 다들 그냥 참고 사는 것이지 잘 맞아서 같이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참는데는 한계가 존재하는데, 그 한계가 그리 높지는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욕망을 파는 집』의 원제이기도한 Needful Things라는 상점을 운영하는 릴런드 곤트가 바로 이 약간의 오해와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을 한다. 캐슬록의 주민들은 아주 쉽게 곤트에게 농락당한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각자 갈망하는 것이 있고, 곤트같은 초월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해도 무엇을 갈망하는지 간파를 당한 사람은 사기꾼의 먹이가 되기 쉽상이다.

그나저나, 스티븐 킹이 『Needful Things』를 출간한 것이 1990년인데, 왜 20년이 지난 이제서야 번역이 되어 출간된 것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이 이야기는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1993년에 개봉했던 과거가 있다. 이 사실을 알기 전에는 스티븐 킹 신작인 줄 알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