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빙수 @자작나무이야기

지속적으로 북촌권에서 맛있는 빙수집을 찾아 봤으나, 헛걸음을 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 여러 번,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우연히 평소에 잘 안가던 길로 산책을 하며 프로젝트룸으로 복귀하다가 발견한 한옥카페가 있었다. 자작나무이야기라는 곳이다.

자작나무이야기 문앞에는 거의 빙수 하나로 승부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메뉴판이 여럿 붙어 있었다.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옥의 고풍스러운 외관을 해칠 정도다. 다행히 내부는 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다.

빙수 이름이 인생빙수다. 이 담대한 메뉴명에 피식했으나, 먹어 보니 정말 인생 빙수가 될 것 같았다. 우유얼음과 팥의 기본 구성에 슬라이스된 아몬드와 가늘게 썰어낸 마른 대추가 토핑으로 올려져 있다. 팥이 좀 적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으나, 우유 얼음 자체가 단맛이 나서 팥과 얼음의 비율을 1:4 정도로 먹어도 맛이 나쁘지 않았다. 짐작컨데 그냥 우유 얼음이 아니라 연유와 우유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얼린 듯하다. 얼음에서 단맛이 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실제로 식감도 얼음보다는 마치 젤라또 같았다.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맛있어서 넘어가줄 만하다. 프로젝트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방문할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