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닝스 얼그레이 라벤더

몇 달 전 아이허브에서 홍차를 대량(?)으로 주문했을 때 대부분은 얼그레이로 주문했고,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티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사실, 얼그레이 라벤더라는 특이한 녀석은 계획에 없던 것이었다. 얼그레이도 가향차인데 여기다 또 가향을 한다고? 좀 이상하지 않으려나? 그런 의구심을 호기심이 이겨서 한 팩을 담아 놓고 쟁여 두다가 이제서야 꺼내어 그 맛을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 얼그레이 라벤더는 나의 완소 아이템이 될 것같다. 트와이닝스사가 얼그레이 티의 원조격이긴 해도 그 향이 그리 강하지는 않았지만, 티백에 많은 걸 바라지 말자라는 생각에 그냥 마셔 왔는데, 얼그레이 라벤더는 약간 흙같은 향이 느껴지면서 빈약한 얼그레이향과 조합을 이루어 고급스러운 향으로 승화된다.

라벤더가 과연 어떤 향인가라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그냥 예쁜 라벤더 꽃을 보면 달콤한 향일 것 같은데, 얼그레이 라벤더를 이번에 맛보면서 그런 향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라벤더가 무슨 향이던간에, 얼그레이의 향과 라벤더의 향이 어울어지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향이 만들어 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