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펠롱 에일

EPL 중계를 시청할 때 맥주를 한 캔씩 마시는 일상을 위하여, 집 근처 CU에서 수입맥주 1만원 행사를 이용해 맥주를 조달한다. 이 때 선택하는 맥주는 라거 계열에서 칼스버그, 에일 계열에서 밀맥주인 파울라너 헤페바이젠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수입맥주 행사에 못보던 맥주가 보였으니, 그것이 바로 제주 펠롱 에일이라는 녀석이다. 호기심에 파울라너 한 캔을 포기하고 대신 이 녀석을 집어 왔다.

제주 펠롱 에일은 이름답게 시트러스향이 굉장히 강하다. 오렌지 껍질을 이용했다는 호가든과 비교해도 상당히 강한 맛이다. 홉의 향도 이 시트러스향에 가려져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귤을 이용한 것 같은데, 그래서 조금 과장하자면, 마치 맥주를 마신다는 느낌 보다는 무설탕 환타를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특색있는 맥주가 늘어나서 선택이 폭이 넓어지는 것은 소비자에게 당연히 좋은 방향성이다. 다만, 이 맥주를 내가 다시 선택할 것 같지는 않다. 생각해보면 천년 가까이 맥주를 만들어온 유럽의 맥주들과 국내 신규 브랜드의 맥주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