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사피 바칼

혁신적인이면서 들으면 감탄을 자아내어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아이디어를 문샷Moonshot이라고 한다. 그런데, 혁신적이지만 들으면 별 것 아니라고 느껴지는 아이디어도 있게 마련이다. 아이디어가 당대 사람들의 생각을 훌쩍 뛰어 넘을 경우 그런 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아이디어에게 저자는 룬샷Loonshot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룬샷Loonshots』은 세상에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마침내 세상을 바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다.

주로 20세기 초반부터 21세기까지 세상을 바꾼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그 아이디어가 조롱과 괄시, 또는 무시를 당하면서 사장될 위기에 처했고, 그러나 그 아이디어를 제대로 바라본 누군가에 의해서 결국에는 현실이 되어 세상을 바꾸더라는 여러 가지 사례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가! 바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 투자자들일 지도 모르겠다.

저자인 사피 바칼Safi Bahcall은 스펙이 어마어마하다. 물리학 박사이면서 바이오테크 기업을 공동 창업하여 CEO로도 일한다. 이러한 사람만이 룬샷 수준의 아이디어를 알아보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어떤 아이디어가 룬샷감인지 그저 실패할 감인지 알아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나 할 수 있다면 문샷이었겠지. 저자는 심지어 기업을 연속적으로 문샷을 키워낼 배양소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문샷을 알아 보는 방법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들려 주었을 때, 그 아이디어가 문샷인지 아닌지 알아볼 자신은 없다. 다만, 한 가지는 이해했는데, 가짜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문샷이 될 만한 아이디어라도 처음부터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은 아니며, 그 과정에서 실패가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이 아이디어가 잘못되어서인지, 아니면 외부 환경적인 요인이나 이외의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요인에 의핸 실패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것도 판단하기 쉽지는 않겠지만, 실패의 뒤편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난 이 책이 1990년대 말에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블루 오션』이라는 책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에서 비지니스를 하라는 블루 오션 전략이나,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아이디어에 과감하게 투자하라는 룬샷이나 말은 그럴 듯하지만 실제로 그런 발상을 하기는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판단 되는 내용을 따로 메모해 두었으나, 그 메모된 내용을 열거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여서 책에 대한 리뷰는 이 정도로 마칠까 한다. 이 책은 내가 감히 상세하게 리뷰할 수 없는 룬샷형 책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후에 내용을 이해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조차 모르겠다. 미래에 정말 부자가 되어 엔젤 투자자가 된다면 다시 읽어 볼 생각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