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아담스와 살라미 프로슈토 플레이트 @Floor For Fiction

프로젝트 종료 전에 한 번 더 북촌을 방문하겠다던 Davina가 Young 형님과 함께 북촌을 방문하였다. 삼양사 재동사옥에서 근무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고 남은 이틀은 재택근무라 사실상 마지막 찬스를 살린 셈이다.

저녁 식사 자리는 예정대로 깡통만두에서 이뤄졌고, 그 이후 커피냐 맥주냐의 갈림길에서 셋은 모두 맥주를 선택하였다. 범 북촌권에서 식사나 커피는 자주 마셨지만 맥주를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오전에 미리 검색해본 결과, "Floor for Fiction"이라는 곳을 낙점해 두었다. 아주 유명하지도 않으면서 평이 괜찮았고, 병맥주를 서비스 하는 곳이라 가격도 그럭저럭 저렴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문한 Floor for Fiction은 3층에 위치해 있었고 꽤 한적한 느낌이었다. 반면 루프탑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4층도 사용할 수 있었는데, 한 무리의 손님들이 워낙에 활발하게 떠들며 사진을 찍고 있어서 우리는 그냥 조용한 3층을 선택하였다. 한적하지만 뉴에이지풍의 음악이 흐르고 있었기에 그리 적적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선택한,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은 안주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내가 미리 점찍어 놓은 "살라미 프로슈토 플레이트"라는 메뉴를 선택했다. 간단히 맥주와 함게 곁들이기에 적당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미 저녁을 거하게 먹기도 하였고... 먹어 보면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딱히 불만은 없는 정도였다.

반면에 오랜만에 마신 사무엘 아담스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아마도 내가 미국 맥주 중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맥주가 사무엘 아담스가 아닐까 싶은데, 다른 미국 맥주와는 달리 옥수수나 쌀이 아닌 보리로만 만든 맥주이기 때문이다. 필스너 우르켈 만큼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에 한 잔 더 마셨는데, 쾨스트리쳐 슈바르츠비어Kostrizer Schwarzbier라는 녀석이었다. 이 녀석도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전형적인 독일 흑맥주의 느낌이다. 에딩거 둔켈과 비슷한 맛이 아닐까 싶다.

다음에도 범북촌권에서 식사 후에 간단하게 맥주를 한 잔 할 일이 생기면 방문해야겠다. 창이 넓어서 (밖의 전망이 그리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탁 트인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름이 너무 어렵다. Floor for Fiction이라니... 작가들을 모으기 위해서 지은 이름인 것일까? 아무튼, 어려운 이름 탓에 엄청 유명해지지는 않을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