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따라잡기, 2020년 9월

해외선물이나 KRX 선물옵션 시장에서만 거래를 하다가, 오랜만에 국내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려 보았다. 며칠 전에 문뜩 떠오른 상한가 따라잡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보기 위해서이다. 결과는 손실로 귀결되었다.

상한가 따라잡기는 주식 투자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전략 중 하나이다. 물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측면에서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했기에 나름의 전략을 만들어 시도해 본 것인데, 오랫동안 검증된 전략이 아니라면 사이즈도 작게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여 이렇게 손실을 크게 키웠다.

매수와 매도 모두 차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략이다. 매우 짧은 기간, 예를 들면 하루에서 일주일 정도에 승부를 보는 전략이라 재무제표에 의존할 필요는 없고, 굳이 추가로 고려하자면 뉴스 정도겠지만, 그런 부가적인 데이터가 오히려 타이밍 측면에서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차트만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시도해본 종목은 진원생명과학, 뭔가 바이오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이름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대로 기업 정보 등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이 종목은 백테스팅을 너무 현재 시점에 어거지로 맞춰서 들어간 감이 있었다. 실패 후 해당 전략을 폐기했다.

그리고, 오르비텍은 전략 자체가 잘못되지는 않았으나, 확률적으로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실패라고나 할까? 이틀만에 빠져나온 종목으로 다행히 손실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손실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실패" 케이스이다.

마지막으로 줌인터넷은 장 종료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매수를 했는데, 그 후에 장 종료가 가까워 지면서 하락을 지속하여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매수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장을 끝까지 확인 후에 다음날 들어가던지, 아니면 동시호가에 들어가야 함에도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실패 요인이었다. 심지어 좀 더 좋은 가격으로 빠져나올 기회가 있었으나 놓치고 말았다.

9월 말에 갑자기 생각난 것이라 세 번의 시도밖에 하지 않았으나, 10월에는 좀 더 여러 번의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한 달에 약 10번 정도의 시도를 할 수 있을 것같고, 그 중에 본전만 건지고 빠져나오는 것이 5회, 유의미한 손실을 기록하는 실패가 2회, 유의미한 성공이 2회, 드라마틱한 성공이 1회 정도 나오는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시장은 항상 기대를 저버리기 일수지만...

그나저나, 왜 나에게는 초심자의 행운이 적용되지 않는걸까? 상한가 따라잡기 처음 해보니 수익 나게 해주면 안되나? 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