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메밀 @미진

아마도 서울에서 메밀국수를 제일 잘 하는 집을 꼽자면 미진도 다섯 손가락안에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집 중에서는 최고다. 그런 미진을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다. 몇 년 만인지 셀 수 없을 만큼 오랜만이다.

냉메밀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임에도 미진을 이렇게 오랜만에 방문한 것은 역시 미진이 위치한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이 내 활동반경과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메밀이 맛있어도 냉메밀을 먹으러 먼 거리를 움직이게 되지는 않더라. 그냥 좀 덜 맛있어도 근처에 있는 집을 찾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옛 기억을 살려, 간장 소스에 김가루와 간 무, 고추냉이를 적절히 넣어서 적당량의 메밀면을 말아 먹었다. 오랜만에 먹은 미진의 냉메밀은 역시 훌륭했다. 메일의 비율도 적당하고 면에서는 윤기가 흐르며, 간장 소스에서는 다양한 풍미가 어우러져 있었다. 예전에 그랑서울에서 잠시 일할 때도 방문했었지만, 그 당시보다 입맛이 더 까탈스러워진 지금도 미진 냉메밀 퀄리티는 만족스럽다.

이제, 다시 그랑서울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그랑서울에서 일하는 동안 자주 방문할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