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생애 첫 위 내시경 @에이치큐브병원

지난 9월에 예약을 했던 건강검진을 받는 날이다. 11월에도 할 수 있었지만 주말로 예약을 하려다 보니 많이 밀려서 가까스로 금년 안에 날을 잡을 수 있었다.

보통 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1년에 한 번이나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나의 경우는 자연스레 건강검진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번에는 국가 차원에서 좀 받으라고 안내문을 두 번이나 발송하여 다녀오게 되었다.

선택한 병원은 에이치큐브병원이라는 곳으로 나름 건강검진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듯하다. 가족들이 모두 여기서 받고 와서 그냥 별 생각없이 선택하였다. 키/몸무게 측정하고 시력검사하고, 혈액검사/소변검사 같은 것은 예전에도 해봐서 익숙한데, 탈의하고 가운으로 갈아 입는 절차는 처음이라 좀 어색했다. 가운 어떻게 입는 지 몰라서 마침 옷 갈아 입고 있던 다른 분에게 물어 봤다. 그런데, 대장내시경 안하는 사람은 바지를 안갈아 입어도 되는 것인 듯하다. 바지까지 갈아 입은 사람은 나 빼곤 다 노인 환자들 뿐이다. 뻘줌하다. 뭔가 젊은 사람이 큰 병 있어서 검사하러 온 모양새랄까.

그리고, 대망의 위 내시경이 남았다. 가장 힘들어서 인지 마지막 단계다. 검사 전에 여러 가지 물어 보면서 은근 슬쩍 5,000원 짜리 물약 먹으면 검사가 더 정교하게 된다고 하길래 별 생각없이 수락하였다. 뭔가 속은 것같기도 하고... 그 다음 병상에 누워서 대기하는데 목에다가 뭔가를 칙칙 뿌려준다. 목을 마취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마치 감기걸려서 먹던 시럽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 매우 강력한 시럽같은 느낌이랄까.

수면 내시경을 하지 않고 일반 내시경으로 진행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욕이긴 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견딜만 하다. 여러 번 헛구역질을 한 끝에 몇 분이 지나갔고 침 흘리고 눈물 흘리며 무리없이 검사를 마쳤다. 비위가 약한 편이라 수면 내시경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 옳은 것일까 의문이 들었는데, 빈 속이라 헛구역질을 할 지언정 당연히 구토를 하지는 않는다.

소변/혈액검사하는 곳과 화장실이 다소 떨어져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만족스럽다. 다음에도 에이치큐브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뭔가 여성전문의료기관인 것처럼 보이는데 건강검진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많이들 오는 것같다. 그리고 탁상 달력도 하나 받아 왔다.

검사 결과는 며칠 후에 집으로 발송해 준다고 하는데, 이상이 없길...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