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정식 @숙고당

흔히 삼겹살은 퇴근 후 소주와 함께 하는 술안주로 인식되곤 하지만, 나처럼 소주와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으면서 맛도 놓치지 않는 식사이기도 하다. 이런 수요가 꽤 되는지, 아니면 삼겹살집이 저녁 장사만으로는 생존이 힘든 것인지는 몰라도 삼겹살 정식이라는 점심메뉴를 내놓은 고깃집을 사무실 근처에서 발견했다. 이름은 숙고당이다.

숙고당의 삼겹살 정식은 삼겹살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곁가지로 나오는 버섯 등의 재료와 함께 접시에 담아 두니 그럭저럭 한끼에 적합한 수준의 양이다. 게다가 쌈을 위한 상추와 깻잎은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양이 부족하지는 않다. 구워져 나온 고기의 질도 꽤나 훌륭한 수준이어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최근에 선릉역/테헤란로 인근에서 선택했던 맛집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방문하게 될 것같다.

삼겹살 뿐만 아니라 목살 정식이나 양이 좀 더 많이 나오는 대신 어느 부위라고 밝히지 않은 소금구이 정식 등의 메뉴도 있긴 하다. 하지만, 삼겹살을 앞에 두고 다른 메뉴를 고르려면 상당한 절제력이 필요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