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뇌를 바꾼다』 장현갑

금융시장에서 트레이딩으로 잔뼈가 굵은 이들 중에는 명상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루동안에도 남들이 1년에 겪을 환희와 고통을 모두 경험하는 직업적 특성상,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 중 한 가지가 명상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평소에 명상이라고 하면 코웃음을 쳤던 내가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하나 빌려와서 읽어 보았다.

수많은 명상 관련 서적이 존재하겠지만, 평소에 종종 시청하던 YouTube의 월가아재라는 분의 추천을 보고 『명상이 뇌를 바꾼다』라는 책을 골랐다. 실제로 어렵지 않은 내용으로 씌여져 있어서 그냥 쓰윽 하고 다 읽을 수 있었다.

『명상이 뇌를 바꾼다』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명상은 잡념을 없앰으로써 교감신경을 안정화시키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서 평점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뇌의 변연계를 컨트롤하는데 명상이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위의 내용이 명상의 역할이고, 그래서 명상을 어떻게 하면 되느냐에 대한 내용도 수록되어 있다. 책으로 이해한 명상의 본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가만히 있으면 졸립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잡생각이 나게 마련인데,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심호흡을 하면서 이 호흡 자체에 집중을 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진다고 한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므로, 좀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만트라 명상이라는 것도 소개되어 있다. 만트라란 진언이나 다라니라고 이해하면 되는 산스크리트어로, 자신에게 익숙하면서도 뭔가 고귀한 단어 같은 것을 선택하여 명상시 호흡과 맞추어 되뇌이면 호흡에 집중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불교 신자인 경우 "관세음보살" 같은 말을 사용할 수 있겠다. 난 종교가 없기 때문에 좀 더 형이하학적인 나만의 만트라를 만들었다. 들숨에 '100억을', 날숨에 '모으자'로 하기로 했다. ㅋㅋㅋ

사실, 책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것을 정말 실천할 적극적인 의사가 있는 지가 더 중요할 듯하다. 잠자기 전이나 깨어날 때 하면 좋다고 하는데, 난 수면에 크게 문제가 없는 편이고 아침에는 일어나자 마자 출근 준비에 정신이 없기에 무리일 것 같고, 미국 주식 시장이 시작하기 전 10분 정도 시도해볼 생각이다.

변연계의 불안정성이 트레이딩을 망치지 않도록 퀀트 쪽으로 방향을 잡아 그럭저럭 잘 대응하고 있지만, 이건 해결보다는 회피에 가깝기 때문에, 뭔가 정면돌파라는 측면에서 시도해볼 생각이다. 정말 명상이 변연계 컨트롤에 효과가 있다면, 데이트레이딩 수익은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시그널이 계속 실패할 경우에도 평정심을 유지하여 새로운 포지션 진입시 망설임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수면으로 두뇌를 클리어하고 다시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는 매커니즘이 있는데 명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지는 아직 갸우뚱하지만, 나보다 유능한 많은 금융시장의 트레이더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니 우선 따라해 볼 계획이다. 크게 돈이 드느 것도 아니고, 크게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저 주변인들의 비웃음을 좀 살 뿐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