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론 K3 옵티컬 화이트로 스위치 교체하기

키크론 K3 옵티컬 블루를 지난 6월에 구매하여 그 동안 잘 사용하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클리키한 소리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처음에는 짤깍짤깍 하는 소리가 경쾌하고 괜찮았으나, 나중에는 이 소리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이래서 청축은 기계식 초보들이나 선택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키크론 K3의 장점 중 하나는 스위치를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안겨주는 장점인 것인지, 과소비를 조장하는 단점인 것인지는 좀 애매하긴 하지만, 난 선택권을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마침 세일을 하고 있는 스위치를 구매하게 되었다.

화이트 스위치를 구매하기 전에 레드를 구매했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 스펙상 키압이 블루보다 낮으니 손가락의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블루를 누를 때보다 좀 더 힘이 들어가고 뻑뻑한 느낌이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구매한 것이 화이트다. 블루의 키압이 48gf인 것에 반해, 레드는 40gf, 화이트는 30gf이다. 이 정도면 정말 기대했던 새털같이 가벼운 키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키캡을 빼는 것 까지는 그럭저럭 할만 한데, 스위치를 빼내는 것은 참 못할 짓이다. 정말 안빠지는 수준은 아닌데, 최선을 다해 집중을 해서 빼내야 한다. 그래서 우선 숫자키부다 펑션키들은 차후에 고려해 보기로 하고, 그 밑에 있는 알파벳 키나 특수키 등을 먼저 교체하기로 하였다. 기존에 이미 레드로 바꿔 놓은 특수키들도 거의 모두 화이트로 바꾸는 작업을 거쳤다.

키크론 K3의 옵티컬 화이트 스위치의 키감은 말 그대로 정말 가볍다 못해 새털같다. 손이 스치기만 해도 타이핑이 된다. 원하던 수준에 가깝지만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다. 그리고, 기계식/광축 키보드임에도 일반적인 펜타그래프 키보드와 비슷한 느낌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 이 키감을 추천할 생각은 없다. 이런 키감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존 옵티컬 블루 스위치와 이번에 장착한 옵티컬 화이트 스위치를 비교하면 어느쪽 손을 들어줄 것인가! 둘 다 괜찮지만, 키크론 K3의 경우, 가장 적합한 스위치는 옵티컬 블루인 것같다. 옵티컬 화이트가 원하던 키감과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뭔가 완성도 있는 느낌은 옵티컬 블루이다. 옵티걸 화이트 스위치는 대신 타이핑시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측면에서 우위를 가진다.

타이핑 테스트를 해보면 확실히 옵티컬 블루 쪽에 조금 더 속도가 나온다. 옵티컬 화이트는 아무래도 새털같은 키압 때문에 오타가 좀 더 나온다. 잘못 누르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누르지 않아야 겠다고 손가락에 명령을 전달하는 순간 이미 손가락이 타이핑을 해버린다.

이왕 애써 옵티컬 화이트로 바꿔서 장착해 두었으니, 이제는 불만없이 사용하련다. 저렴한 펜타그래프 키보드로 만족했었는데, 몇 배나 비싼 키보드를 사더니, 이제는 저렴한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살 정도의 가격으로 고작 스위치를 사고 있다. 역시 기계식 키보드의 세계로 들어 오면 뒤로 돌아갈 수는 없는 가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