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절대지식』 브렌트 펜폴드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트레이딩과 관련된 낡은 서적을 한 권 빌려왔다. 마치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비법이라도 담겨 있을 것같은 비주얼인데, 비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말 트레이더들에게 유용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브렌트 펜폴드Brent Penfold가 집필한 『주식투자 절대지식』이다. 원제는 『The Universal Principles of Successful Trading』이다.
브렌트 펜폴드의 역량은 『추세매매 절대지식』이라는 책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고, 『추세매매 절대지식』보다 훨씬 이전에 출간되었던 『주식투자 절대지식』을 이제서야 보게 된 셈이다. 브렌트 펜폴드 본인도 『추세매매 절대지식』에서 『주식투자 절대지식』이 더 좋은 책이라고까지 말한 바가 있다. 저자가 신간을 출간해놓고 기존 책이 더 좋은 책이라는데 안읽을 수가 없다!
투자와 트레이딩에 있어서 핵심적으로 갖추어야할 덕목을 세 가지로 분류하자면 매매기법, 자금관리, 심리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고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매매기법이지만, 대가들은 자금관리나 심리를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다른 대가들과 펜폴드의 차이점이라면, 심리적 문제 보다는 자금관리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추측컨데, 펜폴드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기에 심리적인 문제에서 다소 자유롭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시스템 트레이딩이라고 하더라도 얼마 만큼의 자유재량이 허용되느냐, 오퍼레이션도 자동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심리적인 요소가 문제를 일으키긴 하지만, 적어도 완전히 매뉴얼 트레이딩을 하는 트레이더들과 비교하면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주식투자 절대지식』을 통해 깨달은 바를 정리하자면, 우선 매매기법이라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찾아야할 포인트는 저항선과 지지선, 그리고 시장강도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잡다한 기술적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펜폴드 자신은 12년을 엘리어트 파동에 허비했다면서 기술적 지표에 큰 의미를 두지 말 것을 조언한다.
기술적 지표들 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종류들은 파라메터가 많은 지표들이다. 이러한 지표들은 여러 파라메터를 조절하여 과거 데이터에 맞게 끼워 맞추기를 통한 전략만 양산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가 있다. 즉, 선택의 폭이 많은 지표일 수록 과최적화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자금관리 측면에서 우선 해야할 일은 한 번의 트레이딩에서 감수해야할 최대 손실의 규모 즉, 손절 라인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금관리를 할 수 있다. 그 후 이 값을 기준으로 한 번의 트레이딩이 전체 자금 규모에 엄청난 데미지를 주지 않을 정도로 사이즈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MDD를 감안해야 하며, 펜폴드는 절대 파산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즈를 조절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런 조언을 상기하며 베팅 사이즈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은 실패하고 그 실패의 원인은 과도한 규모의 베팅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보다 살아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매매기법과 자금관리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이해해야할 점이 있다. 바로 어떤 타임스케일로 트레이딩을 할 것인가이다. 장기 추세 추종 매매를 한다면 생존을 위해 매우 큰 규모의 프토폴리오가 필요하다.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세추종 트레이딩이 1/3 정도만 성공한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즉, 특정 종목에서의 연속적인 트레이딩 실패로 자산이 망가지지 않도록 트레이딩하는 종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 동안 내가 스윙트레이딩을 고집하면서 고전했던 것도 자금 규모에 비해 너무 큰 타임스케일에서 트레이딩을 해왔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나의 자금 수준에서는 데이트레이딩이 스윙트레이딩보다 더 적합하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이 책을 더 일찍 접하지 않은 점이 후회되다가도. 일찍 접했다면 과연 이 책이 말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라며 반문해보니 그렇지 않을 것같다. 아둔한 사람은 당하고 나서야 깨닫는 법이다.
『주식투자 절대지식』이 가장 필요한 시점은 아마도 연속된 손실로 계좌가 거의 다 말라가서 미쳐버릴 지경에 이르고 있음에도 실패한 원인을 찾지 못할 때일 것이다. 그것보다 일찍 읽게 되면 이 책의 진가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그것보다 늦게 만날 수록 더 많은 것을 잃은 후일 것이다. 난 이 책을 만날 최적의 타이밍보다 훨씬 늦게 만났지만 이제서라도 만나게 되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