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닉스 WARP GX1 2TB, 한달 사용후기
약 2년전, 삼성전자 PM981a 1TB를 구입하여 잘 써오고 있었으나, 몇 달 전부터 용량 부족 문제를 겪어 왔고, 그 때마다 일부 필요 없는 파일들을 정리하면서 잘 버텨왔다. 필요없는 파일을 그때그때 지우면 충분한 용량인데, 게으름을 피웠더니 이렇게 되었다.

그래서, 2TB 짜리 NVMe 하나를 더 들여서 메인 저장 미디어를 교체해 주기로 했다. 그냥 삼성전자 브랜드로 구입할까 했으나 몇 푼 아껴보고자 좀 생소한 브랜드인 마이크로닉스의 WARP GX1이라는 모델을 선택해 보았다. 정확한 명칭은 "마이크로닉스 WARP GX1 M.2 NVMe", 용량은 예정대로 2TB를 선택하였다. 한 3~4만원 정도 아낀 것같다.
저장장치는 컨텐츠를 통째로 잃어 버릴 위험성 때문에 주로 믿음직한 브랜드로 구매하는 것이 정상인데, 또 이렇게 쓸데없는 도전을 하게 된다. 좀 오래된 SSD나 NVMe SSD 중에 멀쩡해서 계속 쓰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제품 뿐인데, 이제는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 되었거니 하고 이렇게 도전해 보는 것이다. 핵심적인 정말 중요 파일들은 클라우드로 실시간 백업이 되고 있다는 이유도 있다.
기록을 좀 늦게 남기는 사연
구입은 3월말에 하고, 그 후 일주일 정도 사용해보고 기록을 남기고자 했으나, 생업이 바빠서 거의 보름이 지나서야 장착하기도 했고, 막상 장착한 후에도 PC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새 기기에 문제가 있는 건지 찾아 내는데 고생을 좀 했다. 원인은 윈도우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서였다.
삼성전자 PM981a를 새로 장착할 당시에도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귀찮아서 "Macrium Reflect"라는 툴로 재설치 없이 그대로 윈도우를 이식시켰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시도했으나, 파티션은 그대로 세팅이 되었던 반면 윈도우가 그대로 설치되지 않아 결국 윈도우를 다시 설치하긴 했다. 그런데, 계속 중간에 PC가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 이후로 지쳐서 그냥 PM981a를 다시 장착하여 쓰다가 마음을 다잡고 이번에는 diskpart 툴로 파티션까지 모두 제거한 후에 다시 파티션까지 잡고 설치하니 제대로 동작한다. 아마도 파티션을 복사할 때 세팅이 잘 안되었던 것같다.
사실, 이것도 꽤 요약해서 정리한 것이지, 윈도우11 설치했다 카카오톡이 동작을 하지 않아서 다시 윈도우10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그 후에 처음 세팅했던 계정 지우고 다른 계정 만들 때 에러나서 다시 설치하기도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잘 동작하고 있다.
속도는 기대 이상
구입할 때 PCI-e 4.0 제품을 구입할 지, 그냥 PCI-e 3.0 제품을 구입할 지 고민을 좀 했었다. 속도 측면에서 보면 거의 두 배 속도를 보이는 4.0을 구입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내 메인보드는 연식이 좀 된 녀석이라 PCI-e 3.0만 지원한다. 미래에 PCI-e 4.0 보드로 업그레이드할 날을 위해서 돈을 더 들여 4.0 버전을 구입하느냐 고민을 하다가 그냥 3.0 버전으로 구입하기로 했다. 그 때 가서 또 하나 구입하면 된다.

속도는 생각외로 잘 나온다. 물론 PCI-e 3.0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버스의 한계치까지는 잘 뽑아주는 것같다. 자잘한 파일 읽고 쓰는 것도 기존에 사용하던 삼성전자 PM981a 못지 않다. 아니, 수치상 오히려 더 빠르다. 그래서 불만은 없다.
문제는 과연 얼마나 잘 버텨줄 것인가이다. 이제까지 SSD가 죽는 케이스는 저장칩쪽 보다는 컨트롤러의 수명이 다한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가정집에서 읽기 쓰기를 여러 번 해봐야 얼마나 하겠는가! 처음 생각했듯이 컨트롤러의 수명도 상향평준화 되었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좀 아이러니한 것은 파일 옮기기 전에 전체적으로 D드라이브를 뒤져 보면서 필요없는 파일을 정리했더니 남은 파일이 얼마 없다. 기존 1TB로도 넉넉한 것이 드러났다. 좀 허탈하기도 하고... 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