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 케이스 교체, RGEEK L65S
몇 주 전, 사용하고 있던 데스크탑의 메인보드를 교체하는 작업을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 케이스까지 새로 교체를 하였다. 이로써, 약 5년전에 조립했던 데스크탑 PC의 부품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모든 부품이 하나씩 교체되어 새로운 PC가 되어 버린 셈이다. 그래서 좀 혼란스럽다. 이러면 업그레이드가 아닌 것같기도 하고...
새 케이스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RGEEK 브랜드의 L65S,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높이가 65mm이다. 스펙을 보면 크기가 197mm by 197mm, 메인보드가 ITX 폼팩터 170mm by 170mm인 것을 감안하면 사이드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27mm 정도 밖에 안된다.
기존에 사용하던 셀텍 E-i7 ITX 케이스의 사이즈가 245mm by 236mm에 96mm의 폭을 가졌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큰 차이다. 과연 조립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실제로 조립을 하다 왼손에 살짝 상처를 입고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실험용 장갑을 끼고 작업하였다.
케이스 이외에 언급할 부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ATX-DC 파워다. 일반적으로 데스크탑 PC를 조립할 땐 파워 서플라이라는 부품이 들어간다. 영어로는 보통 PSU라고 부르더라. 미니PC를 조립할 때는 SFX 규격같은 작은 PSU가 들어갈 때도 있지만 많은 전력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답터를 사용하게 되고, 아답터를 사용할 때는 ATX-DC라는 다른 종류의 PSU가 사용된다.
사용해왔던 셀텍 E-i7 ITX는 케이스에 ATX-DC PSU가 장착된 형태의 제품이라, 별 생각없이 이번에도 케이스만 샀다가 나중에 추가로 PSU를 구입했다. 케이스와 같은 RGEEK 브랜드에서 팔고 있는 PSU 중 19V 200W 스펙을 선택했다. 미니PC에는 12V 제품도 많이 사용하던데, 이미 사용하고 있던 아답터가 19V라 스펙을 맞춰 보았다. 맞춰야 하는 거지?
이전 케이스에서 메인보드와 백패널을 탈착하였고, 역으로 새로 사용하게 될 RGEEK L65S에 장착하였다. 그리고, PSU를 메인보드에 직결하였다. 이전에 사용하던 PSU 일체형 미니케이스에서는 커넥터를 통해서 연결을 했는데 이렇게 메인보드에 직결하는 방식이 전체 공간 확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무난했다.
위에 보조 철판을 덮을 차례다. 이 과정이 가장 험난했다. 평소에는 이런 보조 철판은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이 철판에는 front-panel의 USB3 포트가 고정되어 있어서 안끼울 수는 없었다. 어려웠던 점은 front-panel USB포트 연결선이 매우 두꺼워서 구부리기가 힘들었다는 점이다.
난관은 하나 더 있었는데, NVMe 이외에 사용하던 250GB 2.5인치 SSD 넣을 공간이 마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전 케이스에는 그냥 아래쪽에 방치해 두었는데, 이번에는 65mm라는 높이가 문제였다. SSD 세로 길이가 이것보다 길다. 게다가 보조 철판에 장착을 하려고 해도 전원 연결선에 걸리기도 하고 반대쪽은 front-panel USB 포트에 걸린다.
억지로 넣으면 들어가긴 할 것같은데, CPU팬을 지나치게 가려 버리면 발열 관리에서 문제가 생길 듯하여 2.5인치 SSD 장착은 포기하였다. 좀 오래되서 고장날 때까지 임시 저장용도나 torrent 파일 저장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조금 더 일찍 은퇴시켜 주었다.
조립을 마치고 책상에 배치해 보았다. 그럴 듯해 보인다. RGEEK L65S는 눕혀서 사용하는 제품인데 열 순환을 고려하여 세워서 사용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위쪽에서 공기를 빨아 들여 옆쪽으로 배출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별 상관 없으려나?
단점이라면 전원 LED만 표기되고 저장장치 사용여부를 판단하는 LED가 없다는 뜻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구입을 망설였을 만한 치명적인 단점인데, 막상 사용해보니 큰 불편은 없는 것같다. 나중에 뭔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진단을 필요로 상황에서는 답답할 것같기도 하다.
책상 아래에 있던 PC를 책상 위로 올려 놓으니 오히려 뒷면은 미관상 개선된 점이 없다. 책상 아래로 내려가는 선이 하나 더 늘었다. 책상 상판 아래에 장착하는 거치대 같은 것을 설치해서 아답터까지 위로 올릴까 생각중이다. 그러면 멀티탭 선과 DAC용 라인, 외장스토리지 연결 라인으로 세 개로 줄어 든다.
발열 관리는 잘 되는 듯하다
현재 사용중인 AMD Ryzen 5 5600G CPU는 라이젠 4세대 Zen3 제품으로 7nm 공정에서 제작되어 발열 측면에서 호평이 많고 실제로도 팬리스 쿨러를 장착하여 쓰기도 하였다. 그래도 워낙에 작은 케이스라 발열 문제에 대한 약간의 우려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발열 관리는 잘되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 상태에서는 40도대 초반으로 유지되고 웹브라우져 초기 로딩시에 65도 정도, 그 이후 웹서핑 시에는 55도 정도를 유지한다. 심지어 FHD 동영상 플레이시에는 이 보다 더 낮은 온도가 유지된다. 다만 4k 영상 시청시에는 60도에서 65도 사이를 넘나든다. Bluesky로 프레임 뻥튀기를 한하면 좀 더 개선될 여지는 있다. 초겨울이긴 하지만 여름에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이외에 특별한 케이스라면 Visual Studio 로딩시에 70도를 기록하였다. 이걸 감안하면 조금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면 초기 로딩시에 높은 발열 스파이크가 나타난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사용하고 있는 쿨러는 써멀라이트 AXP90-X36으로 책상 아래에 PC를 두고 사용할 땐 만족하였으나 책상 위에 두고 바로 옆에서 소음을 들으니 좀 거슬리는 측면이 있다. CPU온도 기준으로 70도 미만에서는 1,000RPM 정도로 세팅해 놓으니 큰 무리는 없는 듯하다. 원래 이렇게 세팅을 해 놓았는데 아마도 메인보드 교체시에 세팅이 풀린 것같다.
발열이 안잡히면 40mm 시스템 쿨러라도 장착할 생각이었는데,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같은 일을 하지 않는 이상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