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보채, 탕수육, 크림새우, 그리고 굴짬뽕 @안동장

심이누나, Davina와 함께 연말을 핑계로 힙지로라 불리우고 있는 을지로 탐방을 왔다. 저녁을 함께 하게 된 곳은 안동장, 난 처음 와봤는데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별 생각 없이 왔는데 Davina가 빨리 와서 웨이팅 하고 있어서 망정이지 매우 늦은 저녁을 먹을 뻔했다.

Davina의 제안에 따라 어렷을 때부터 이름만 들어봤던 팔보채라는 음식을 처음 먹어 보았다. 근런데, 늘 양장피랑 햇갈린다고 한다. 실제로 Davina는 나에게 팔보채라는 음식을 설명해줄 때 겨자 소스같은 양장피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Davina는 양장피를 먹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ㅋㅋ

안동장의 팔보채는 꽤 훌륭했다. 물론 처음 먹거 본 것이라 다른 곳의 팔보채가 어떤 맛일 지는 모른다. 재료 자체의 식감을 훼손하지 않는 음식인 듯하다. 각종 해산물과 야채가 신선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소스는 그저 거들 뿐, 난 이런 요리를 좋아한다.

늘 먹지만 빼기 아쉬운 탕수육도 우리의 선택을 받았다. 부먹인데도 맛있다. 역시, 탕수육 잘하는 집은 부먹으로도 찍먹 만큼의 퀄리티를 낼 줄 안다.

안동장의 크림새우는 겉 질감이 마치 던킨도너츠의 글레이즈 도넛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먹으면서 피식했다. 게다가 알록달록한 이 가루까지 뿌려 놓으니 더 도넛같은 느낌이다. 물론, 맛은 훌륭했다. 커다란 새우가 들어 있고 식감도 새우에서 기대하던 바를 충족시켜 주었다.

안동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굴짬뽕이라고 하던데, 오히려 굴짬뽕은 별로였다. 굴은 별로 안들어 있고 배추국에 국수 말아 먹는 맛이다. 배추의 향이 너무나 강렬해서 다른 재료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겨울에만 배추를 넣어 주는 것일까, 아니면 1년 내내 이 맛인 걸까?

굴짬뽕을 제외한 나머지 음식들이 모두 마음에 들어서 대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늘 엄청 비싼 음식이라고만 생각해서 멀게만 느껴졌던 팔보채라는 요리를 먹어본 날이라고 기억될 것같다.

이상욱